"정부 수천억 늘리면서 세부 보고도 안해"…고무줄 예산 지적

김재원 국회의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심사 중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가 중단됐다.

국회 예결위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일본의 수출보복 조치 대응을 위한 추경예산 증액에 대해) 구체적인 예산을 정확히 보고할 수 없다고 한다”며 “이에 상당기간 예결위를 열 수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추경안 심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이어 “행정부가 국가 예산 사용권을 아무런 통제 없이 백지수표로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보인다“며 “더는 정부 측의 보고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예결위 회의 소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예산은 수정예산안으로 편성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 절차지만 사태가 엄중해 예결위는 수정예산을 정부가 제출하지 않아도 증액심사를 통해 이 문제를 처리하려고 했다”면서 “그런데도 정부는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도리어 국회의 재정통제권에 도전적 자세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당초 정부 측에서 종합정책질의 때 제출한 해당 예산 규모는 1200억 원가량이었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예산안을 제출한 게 아니라 그냥 뭉뚱그려 몇 개 항목에 그 정도 필요하다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여당은 약 8000억 원이 필요하다며 증액 요구를 해왔는데 기획재정부 2차관은 2700억 원 수준에서 정리할 수 있겠다고 구두로 내게 말했다”며 “그런데 2700억 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한마디가 전부였고 아무런 근거자료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추경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할 때까지는 추경이 필요 없다는 극언까지 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는 더 예결위를 열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지역구(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로 돌아가 민원상담을 하면서 때를 기다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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