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돈이 곧 즐거움을…행복을…낳는다. 그런가 하면 불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도 돈이다. 돈만 있으면 먹고 사는 것, 하고 싶은 것, 모두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을 좋아한다.

그런 돈, 벌기는 어려워도 쓰기는 쉽다. 쓰는 것 보람되게 써야 한다. 돈 잘 못 쓰면 흉기가 된다. 없어 못 쓴 것만 못하다.

가난하지만 착하게 사는 한 가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가진 것 넉넉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돈벌이도 썩 좋지 않아 단돈 1만 원 쓰는 것도 몇 번 망설이며 알뜰하게 사는 중년 부부가 했다는 이야기다.

하루는 아침에 남편이 출근을 준비하다 꼬깃꼬깃 꾸겨진 5만 원 권 두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 부인에게 건네며 그동안 신세 진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것 함께 사 먹으라며 손에 쥐여줬다.

그러면서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 고생을 시켜 미안하다고 했다. 아내는 “괜찮다” 며 용돈으로 쓰라고 한사코 거절했다.

남편은 막무가내였다. 마지못해 돈을 받아 든 아내는 눈물겹도록 행복해했다. 그리고 그 돈을 가지고 그동안 용돈 한번 제대로 들이지 못해 늘 죄스럽게 생각을 하던 시어머니에게 드리며 시아버지와 두 분이 가까운 곳 여행이나 다녀오시라고 드렸다. 시어머니는 생활하기도 어려울 텐데 살림에 보태 쓰라며 한사코 거절을 했다. 그러면서 연신 착한 우리 며느리 고생시켜 미안하구나 하고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리고 고맙다며 받았다. 그 시어머니는 그 돈을 아르바이트하며 대학 다니는 손녀 손에 쥐여 주며 공부하려고 그 고생을 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그러면서 손녀 손에 꼭 쥐여 줬다.

할머니는 모처럼 손녀에게 돈을 주고 그 어느 때도 느껴 보지 못했던 행복에 빠졌다. 그 손녀딸은 그 돈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가 돈 걱정을 하는 것을 보고 언젠가 할머니께서 책 사는데 보태 쓰라며 주신 돈을 아버지에게 건네주며 많지 않지만 보태라며 내놓았다.

아버지는 딸이 준 돈을 받아 들고 고마움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버지는 딸이 건네 준 10만 원 때문에 용기를 얻고 더욱 더 노력해 잘살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돈 10만 원이 가족 손을 돌고 돌아 다시 처음 주인에게 돌아갔다. 그러면서 일으킨 가족애와 행복감 그리고 용기를 주는 등 크나큰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쓰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돈이란 독약이 되기도 보약이 되기도 흉기가 되기도 보검이 되기도 한다.

그런 돈 더욱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렇다고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된다. 돈 마귀도 달고 다닌다. 돈 소중하고 좋은 것만큼 좋지 못한 점이 있다는 것 알아야 한다.

10만 원이 만들어 낸 가족애와 행복이라는 부가가치를 떠올리며 돈이 흉기가 되지 않도록 함이, 좋은 가정, 좋은 이웃, 좋은 사회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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