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숙박·식사비 부담에 여행계획 비율 8.5%p 감소
이예 9월 이후로 미루기도

인구특성별 여행계획 보유율. 출처=컨슈머인사이트
“여름 휴가요? 저는 느긋하게 9월쯤 부모님 모시고 제주도에 다녀오려고요.”

회사원 임주영(34·가명)씨는 오는 9월 추석 연휴에 맞춰 연차를 사용해 일주일가량 느긋한 ‘여름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휴가철 성수기인 ‘7말8초(7월 말부터 8월 초까지)’기간에는 여행지로 떠나는 항공권 가격부터 여행지에서 머물며 소비하는 숙박·식사 요금이 껑충 뛴다는 점이 주영씨의 휴가계획을 바꾸게 만들었다.

그는 “굳이 더운 여름에 짧은 휴가를 다녀오는 것보다 정말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며 “올해는 추석 연휴 전후에 연차를 사용해 여행비용은 줄이고 기간은 늘어난 ‘늦은 여름 휴가’를 가족과 함께 즐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름 휴가 극성수기인 7말8초에 여행을 떠나는 수요가 줄고, 휴가 시기가 분산되는 것으로 나타나며 여행 성수기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23일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공동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에 따르면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국내여행을 계획한 사람은 올해 27.7%로 지난 2017년 36.2%에 비해 8.5%p 감소했다.

여행객 특성별로 30대와 40대는 전년 대비 각각 7.7%p와 9.7%p 줄었으며, 유아·초등기(8.3%p)와 중·고등기(9.3%p) 자녀를 둔 가구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면, 50대 이상은 전년 대비 1.0%p 오르며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상승했다.

3개월 내(6월 3주∼9월 5주) 여행 계획자들의 출발 예정일 분포를 보면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등 자녀들의 방학이 집중되는 시기인 7월 5주가 17.9%로 가장 많았다.

‘7말8초’를 벗어난 8월 2주가 13.4%로 뒤를 이었다.

반면, 7월 4주는 12.3%였고 8월 1주는 7.0%로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광복절을 활용해 징검다리 연휴를 계획하는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7말8초’ 3주간 해외여행을 계획한 비율 또한 지난 2017년 7.8%에서 올해 6.7%로 1.1%p 감소했다.

징검다리 연휴와 추석 명절 등 공휴일을 연계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여행 출발 시기는 광복절이 포함된 8월 2주가 9.9%로 가장 높았다.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 2주, 개천절이 포함된 9월 5주가 각각 9.6%로 뒤이었다.

추석과 개천절 여행 계획은 시기가 다가올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는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김민화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위원은 “‘7말8초’로 대표되는 전통적 여행 성수기 기간이 분산되는 이유는 휴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욕구 때문”이라며 “최대한 연휴를 확보하기 위해 징검다리 연휴 등을 활용해 연차를 적게 사용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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