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인석 전 총장 등 3명 검증 요구, 학교 측 "내달 초까지 결과 전달"

명예훼손 논란으로 출간 후 쉽게 차지 힘든 경북대 70년사. 내용을 확인한 당사자들이 경북대측에 관련 내용에 대한 근거를 요청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함인석 전 경북대 총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경북대 70년사’ 이야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모교에 누가 될 수 있는 만큼 학교에 물어보라며 말을 아꼈지만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구체적인 내용은 피했지만 당장 70년사가 개인적 판단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기록물임에도 불구, 일부 전임 총장에 대해 비방하는 내용만 담겼다는 것이다.

기술된 내용도 근거 자료가 전혀 없으며 학교 내 백서와 공식 공문만 확인해도 이런 내용이 나올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함 전 총장은 “70년사에 소문과 유언비어에 불과한 내용이 담겼다”며 “근거도 없는 내용이 어떻게 포함됐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일부 내용에 대한 명예훼손 논란으로 발간 후 찾아보기 힘든 ‘경북대 70년사’에 대해 당사자들이 문제를 제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경북대는 지난해 8월 70년사는 발행했다.

당초 1000부를 발행하려 했으나 100부만 발행됐으며 도서관 등록이 미뤄지는 등 공개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책에 기술 된 전임 총장에 대한 내용이 명예훼손 여지가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5월 경북대 개교 73주년 기념식 전후로 동문 들을 중심으로 책을 공개하지 않고 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당사자들도 70년사 내용을 파악,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을 제기한 인사는 고병간 초대 총장의 외손자와 노동일, 함인석 전 총장 등 3명이다.

지난달 25일 정식으로 접수됐으며 같은달 27일 학교 측에서 보완사항을 요청했다.

지난 4일 전 총장들의 답신이 왔으며 구체적인 검증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지난 12일 학교 측은 검증 내용이 많아 답변 연장을 알렸다.

노동일 전 총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으며 학교 측의 답변을 받은 뒤 적절할 때를 봐서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노 전 총장은 “유감스럽고 학교에 걱정을 끼친 것 같다”며 “정확한 학교 측 답변을 받은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전 총장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학교 측은 각 부서에 관련 사항을 파악,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분량이 방대한 만큼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원하는 사람은 열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북대 관계자는 “이번 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검증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출간됐고 민원 제기만으로는 명확한 근거가 될 수 없어 수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주보돈 경북대 70년사 편찬연구위원장은 근거 없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책을 내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국가기록원, 교내 자료 등을 충분히 검토했다”며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전 총장들의 입장일 뿐이다”고 일축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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