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벽화고분은 북한과 중국 집안(集安)지역에 걸쳐 다양하게 발견됐으며, 지금도 북한에서는 새로운 벽화고분의 발굴 소식이 계속해서 전해지고 있지만, 한강 이남에서 발견된 벽화고분의 수는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편이다.
현재 한강 이남의 벽화고분 중 그림이 뚜렷이 남아있는 고분은 영주 순흥 벽화 고분(사적 제313호)을 비롯해 10기 가량이다. 이 고분들은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대부분 사적으로 지정돼 관리 중이나, 발굴 조사 보고서 이후에 후속 연구서의 발간이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벽화의 보존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까닭에 일반에게 알려질 기회가 없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일반 대중들도 고분 벽화의 가치와 역사를 쉽게 이해하도록 지금까지 발굴된 남한 소재 벽화 고분들의 사진과 도면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벽화를 그림으로 그려낸 자료를 새롭게 추가해 이번에 책으로 엮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Ⅰ. 고분벽화 현황’, ‘Ⅱ. 고분벽화 이야기’ 두 가지 주제로 구성했으며, 특히, ‘Ⅱ. 고분벽화 이야기’는 다시 ‘① 백제와 가야의 벽화, ② 고구려의 고분인가? 신라의 고분인가, ③ 고려와 조선초기의 고분벽화, ④ 파주 서곡리 고려 벽화묘 발굴이야기, ⑤ 고분벽화의 보존이야기’로 세분화 했다.
책에 수록된 고분은 △영주 순흥 벽화 고분(사적 제313호), △영주 순흥 어숙묘(사적 제238호), △공주 송산리 고분군-6호분(사적 제13호), △고령 고아리 벽화 고분(사적 제165호),△부여 능산리 고분군-동하총(사적 제14호), △ 안동 서삼리 벽화 고분(비지정), △거창 둔마리 벽화 고분(사적 제239호), △파주 서곡리 고려벽화묘-권준묘(파주시 향토유적 제16호), △밀양 박익 벽화묘(사적 제459호), △원주 동화리 노회신 벽화묘(비지정) 등 총 10기이다. 책에는 당시 생활풍속과 사신, 십이지신, 별자리, 인물 그림 등이 다양하게 표현돼 있는 이들 벽화들의 사진이 그림과 함께 자세히 담겼다. 이외에도 고구려 고분벽화와 닮은 듯 다른 백제, 신라, 가야 고분 벽화들의 특징과 이후 전개되는 고려, 조선초기의 변화상을 미술사적 시각에서 살펴본 글들과 고고학자의 발굴 현장 이야기, 벽화 훼손 방지를 위한 보존 처리 노력 등 다채로운 내용들도 함께 실렸다.
필진으로는 전호태(울산대), 이태호(명지대), 한정희(홍익대) 교수와 최맹식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과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직원들이 참가했다.
이번에 발간한 ‘남한의 고분벽화’는 국공립 도서관과 국내외 연구기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국민이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연구지식포털-원문정보통합서비스)에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