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구걸하는 평화는 믿을 수 없다
[데스크칼럼] 구걸하는 평화는 믿을 수 없다
  • 이종욱 정경부장
  • 승인 2019년 07월 28일 15시 5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29일 월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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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정경부장
이종욱 정경부장

지난 25일 2발의 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던 북한이 한국에 대해 ‘남조선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 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며 아예 대놓고 협박을 가했다.

이에 앞서 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판문점 회담을 가졌던 북한은 이후 “한국과는 대화를 해 봐야 아무 소득이 없다”며 대화 상대가 아니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을 최근 ‘북한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회담 이후 12개 정도의 핵무기를 추가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기사를 내보내는 등 북한은 대화 분위기를 이끌어가면서도 기존 정책의 변화는 전혀 없었음을 보여줬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이 동해 상으로 2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국에만 경고를 했을 뿐’이라며 별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를 취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러시아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인 A-50 1대가 독도 영공을 2번 침범해 7분 가량을 비행했지만 정작 러시아는 ‘사전 준비됐던 훈련비행이었고, 한국 영공을 넘지 않았다’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한국 공군의 경고 사격은 참으로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얼핏 생각하면 모든 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 할 수 도 있겠지만 국가가 외교절차를 생각해 본다면 한국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상황들이다.

지난 2년간 ‘한반도 평화’라는 미명 아래 국정의 모든 힘을 쏟아온 우리 정부의 노력 들에 대한 결과라고 하기엔 현 상황이 참담하다.

돌이켜 보면 이 모두가 ‘스스로 지킬 힘을 갖추지 못한 평화의 한계’다.

우리는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당시에도 조선을 침략한 일본(왜)과 원군으로 넘어온 명나라에 나라의 운명을 맡기다 결국 정유재란을 맞았다.

근세에 들어와서는 청·러시아·일본에 나라의 운명을 맡긴 끝에 국권을 피탈당했으며, 1950년 한국전쟁에서도 전시작전권을 미국에 넘기면서 정전 당사국이 되지 못하다 보니 나라의 운명이 걸린 종전협상 당사자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30일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회동은 참담함을 넘어섰다.

우리 나라 땅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운명을 논의하는 자리였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뒷방 마님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되고 말았는가?

우리 국민 들이 바라는 평화란 이런 게 결코 아니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상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태도를 지켜보면 국제관계에 있어 평화나 동맹관계는 ‘상호 간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깨질 수 있고, 스스로 지킬 힘을 갖지 못한 평화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는 ‘스스로를 지킬 힘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으면서도 마치 평화의 사도인 것처럼 행동해 왔던 것은 아닌 지’를 되돌아 봐야 할 때가 됐음을 경고해 준 것이라 본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년여 동안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미명 아래 펼쳐온 정책들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고심해야 할 때가 됐다.

또한 국민 모두가 ‘구걸한 평화’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잘 인식하고, 자주적인 평화를 위한 방향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우리 스스로 평화와 조국을 지키겠다’는 현대적 독립정신의 결기를 다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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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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