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고대 역사를 거울 삼으면 천하의 흥망과 왕조 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기의 득실을 분명하게 할 수 있다. 나는 일찍이 이 세 종류의 거울을 구비해 나 자신이 어떤 허물을 범하게 되는 것을 방지했다. 지금 위징이 질병으로 세상을 떠났으니 거울 하나를 잃은 것이다” 직언의 화신 위징이 세상을 떠나 신하들에게 한 당 태종의 통탄이다.

어느 날 태종이 신하들에게 베푼 주연에서 태종의 최측근 장손무기가 태종에게 말했다. “왕규와 위징은 폐하를 죽이려 했던 황태자 건성을 섬겼고, 저는 그들을 원수처럼 생각했는데 오늘 이들과 이 주연에 참석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경의 말처럼 과거에 위징은 분명 나의 적이었소. 그러나 그는 전심전력을 다해 자기가 섬기는 사람을 섬겼을 뿐이니 이 또한 칭찬할 만 하오. 나는 지금 그를 발탁해 중용했소. 그러나 위징은 나를 거스르면서 진실 되게 간언했고 항상 내가 그릇된 일을 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소. 나는 이 때문에 그를 중히 여기는 것이오.” 위징을 왜 중용 했는지를 밝힌 태종의 대답이다.

어느 날 태종은 위징과 담소를 나누면서 말했다. “그대가 간언한 300여 가지 일은 모두 나의 생각에 들어맞는 것이었소. 그대에게 충성으로 나라에 보답하는 마음이 없고서야 어찌 이와 같이 할 수 있겠소.” 위징이 병들어 태종에게 사직을 요청했다. “나는 정책을 구상하면서 그대에게 중임을 맡겼소. 그대는 나의 잘못을 보고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적이 없었소. 금은 일단 뛰어난 장인의 제련을 거쳐 그릇으로 만들어지면 사람들에게 보물로 사랑받게 되오. 내가 나 자신을 비유하면 당신은 고명한 장인이요. 그대가 질병이 있다 해도 아직 쇠약하거나 늙지 않았소. 어찌 중도에서 물러난다 말이오.” 태종은 위징의 사직을 만류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은 “그건 안됩니다”를 입에 달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잇단 인사 참사 등 국정에 헛발질 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새 민정수석은 전임자의 아바타가 돼선 안 된다. 직언 참모 위징의 아바타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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