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경북포럼] 하이 폰카 (Hi Ponca)
[새경북포럼] 하이 폰카 (Hi Ponca)
  •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 승인 2019년 07월 29일 17시 33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30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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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요컨대 글쓰기가 수월해졌다는 생각이다. 인터넷 광활한 바닷물 속에는 무진장 지식의 생명체가 유영하는 탓이다. 통발로 문어를 낚듯이 원하는 단편적 주제를 선택해 활용하는 계제가 됐다. 덕분에 문장은 경박해졌지만 말이다.

의문점을 검색하는 플랫폼은 세대마다 다르다. 우리들 중년은 네이버 같은 포털을 선호하나, 이삼십 대 청춘은 유튜브로 동영상을 펼친다. 이들의 유튜브 사용 시간은 카카오톡·페이스북·네이버 등을 합친 것보다 많다.

유튜브(Youtube)는 글자 그대로 ‘당신의 텔레비전’이란 뜻이다. 보편성을 바탕으로 방영된 기존 티브이 환경을 파괴한 혁신적 매체. 또한 한국인이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모바일 서비스이기도 하다. 동영상 점유율은 무려 86%에 이른다. 특히 ‘유튜버’라는 신종 직종은 초등생들 희망 직업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매스 미디어 혁명의 완성’이라 칭하는 유튜브는 작금의 영웅이 탄생하는 산실. 영향력 있는 인사를 의미하는 인플루언서가 그러하다. 오프라인 상의 인기를 무기로 SNS 유명인이 된 소설가 이외수가 대표적이다.

해외여행 중에도 심심찮게 유튜버(YouTuber)를 접한다. 이는 무료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개인 업로드를 지칭하는 말이다. 윈난성 리지앙은 고성 전체가 세계문화유산. 장쩌민 주석의 친필이 있는 물레방아 광장에서 청바지 청년의 일인 방송을 만났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군중이 그를 에워싸고 지켜봤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번화가에서도 유튜버가 행인을 인터뷰하는 장면을 목격하곤 한참을 따라다녔다.

특징적으로 우리나라는 정치 관련 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다. 이를 의아히 여기는 외국인도 적잖다. 왠지 문필가보다는 달변가가 주목을 받는 모양새. 의사소통 매개가 변하면서 대두된 새로운 조류다.

사진은 강력한 각인을 가졌다. 문자의 기록은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잊히나, 사진의 증명력은 영원히 광채를 발한다. 아폴로 11호의 우주 비행사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내딛는 광경은 장엄하다. 만약 영상이 아니라 글로서 그 상황을 묘사했다면 어땠을까. 어떤 웅사굉변도 흑백 조영만 못할 것이다.

아름답거나 경이로운 풍경을 목도하면 소유하고 싶은 건 인지상정. 그 순간을 가급적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다. 사진기는 그런 욕망을 채워주는 보편적인 기기. 폰카메라의 등장은 누구나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으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대로 만들었다.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은 카메라를 찬양했던 지식인. 19세기 발명품 가운데 유일한 해독제라고 평했다. 하지만 그 애호는 나중에 사그라진다. 사물을 의식적으로 살피기 위한 보조 장치가 아니라, 관찰을 대체하는 용도로 이용함으로써 세상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는 양면성을 가졌다. 이는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동네 놀이터나 병원 로비엔 아이를 옆에 두고 스크린 타임을 갖는 엄마가 흔하다. 작년인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일곱 살 어린이 수십 명의 시위가 있었다. 엄마 아빠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사실에 항의한 것이다. 청소년 33%가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그만하면 좋겠다는 미국의 조사 결과도 있다. 이제는 자녀들 앞에서 인터넷을 자제하자. 그윽이 눈빛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자. 여름밤 별빛처럼 사랑이 움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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