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개 위치표지판 중 42곳 불통…경사 가파르고 갚은 계곡 많아
소방서 "조난시 위치 파악 난항"…중계기 설치도 비용부담에 무산
구조요청 쉽게 할 방안 찾아야

내연산 입구에 세워진 산악구조 위치표지판 안내도. 하늘색 실선 구간이 휴대폰 불통지역을 나타냈다.
“포항 내연산 휴대폰 불통지역은 과연 해소될 수 있을까?”

지난 27일 오후 3시께 포항시 북구 송라면 내연산군립공원 입구에서 만난 A(62)씨.

경남 창원에서 온 그는 오전 10시께 등산을 시작해 연산폭포까지 다녀와 하산 중이라고 했다.

A씨는 “급한 회사 일을 위해 휴대폰 통화를 하려 하니 터지지 않는 곳이 있어 불편했다”며 “산행 중에도 개인 업무는 물론 조난 시 구조를 위해 통화권 확보가 필수인데 아직도 불통인 지역이 있나”고 물었다.

포항북부소방서에 따르면 내연산 등산객 구조 등 위치 파악을 쉽게 하기 위해 등산로 주요 지점에는 총 119개 산악위치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이중 3분의 1이 넘는 42개 지점에서 스마트폰 통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올해 초 현황 조사 결과 집계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내연산은 주봉인 향로봉(930m)으로 가는 길 경사가 가파르고 험한 지형 구간이 많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적지 않다”며 “깊은 계곡을 중심으로 불통지역이 많아 정확한 사고자 위치 및 상태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내연산 구조 출동 건수를 살펴봐도 2017년 19건, 지난해 38건, 올해 현재까지 13건으로 지역 또 다른 명산 비학산(739m)의 2~3배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자 소방서는 지난 2012년께 통화불능지역 해소를 위해 통신 3사와 협의해 중계기 설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깊은 계곡 등 수많은 불통 지역에 대한 중계기 전력 확보 및 통신 3사가 부담할 막대한 비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방서는 차선책으로 구조함 등 인명 보호· 사고 예방시설 설치와 표지판 정비·수리 및 산행 안전 수칙을 알리고 있다.

포항시산악연맹 관계자는 “100세 시대를 맞아 퇴직자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등산 인구가 많이 늘고 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 꼽히고 유명 계곡과 사찰이 있는 내연산 역시 사람이 몰리고 있다”며 “이러한 관광지를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찾게 하기 위해 관계 당국이 힘을 합쳐 불통 지역 해소를 추진하고, 구조 요청을 쉽게 할 수 있는 방안 모색 등 안전 조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