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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한국 백색국가 제외 'D-2', 전기차·화학 등 '미래 먹거리' 타킷
日 한국 백색국가 제외 'D-2', 전기차·화학 등 '미래 먹거리' 타킷
  • 이기동 기자
  • 승인 2019년 07월 30일 20시 40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7월 31일 수요일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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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총력전에도 강행 전망…1천여 품목 입맛대로 수출 규제
조선 보조금 논쟁 등 확전 예고…정부 "부처 공조통해 철저 대비"
재계도 대응책 마련 고분분투
일본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다음 달 2일 각의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와 기업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외교부는 30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해당 개정안(백색국가 제외)은 일본 각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주무대신(각료) 서명과 총리 연서 등의 절차를 거쳐 다음 달 하순께 시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언론과 업계 역시 이르면 8월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은 자의적으로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대(對)한국 수출 절차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도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단기 및 중장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하면 수출제한대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추가 보복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관계 부처가 긴밀히 공조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상 측면에서는 WTO 제소나 아웃리치(대외접촉)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다면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1100여 개 대(對)한국 수출 물품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은 한국경제에 당장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부터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백색 국가에서 배제된다고 해서 한국으로의 수출길이 완전히 막히는 것은 아니다.

일본 정부 역시 이번 조치가 수출규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민간용으로 사용되는 정상 수출의 경우 허가를 내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반도체처럼 한국 산업 내 비중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을 막거나 추가 서류를 요구하며 허가를 지연하는 ‘꼼수’를 부릴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본은 기업이 1000여 개 품목을 수출할 때마다 신청서를 내면 건건이 봐서 검토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유리한 품목을 넣다 빼는 식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력하는 전기차나 일본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방직용 섬유, 화학공업,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전기차 탱크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부품 역시 상당수가 일본산이다.

이에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배터리업체들은 백색국가 배제에 대응한 대비책을 고민 중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업체들은 수출규제 대상이 지난 4일 이뤄진 3개 품목에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나리오별 대책을 마련하고 매일 현황을 점검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6일 펴낸 ‘2019년 판 불공정 무역신고서, 경제산업성의 방침’ 보고서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자금지원을 문제 삼았다.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을 ‘불법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WTO에 제소하겠단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한국 수출을 막는 동시에 반대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는 비관세장벽을 세울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특히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은 99%에 달했다.

현지 언론은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에 이어 한국 농식품을 추가 규제 품목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교부 및 경제 관계 부처들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측에 지난 4일 실시한 수출규제 조치철회와 화이트리스트 제외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교부 역시 일본 정부가 실제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면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깊은 유감을 표명할 계획이며, 일본 측에 강제징용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의 노력에 동참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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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 정치경제부장. 청와대,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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