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지출 계획 '무직·퇴직자'만도 못해 최악

소비 지출 전망.
경기침체 장기화와 취업난, 노동환경 변화 등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소비심리도 더욱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0명 중 4명 이상이 여행비·문화/오락/취미비·외식비·내구재(자동차·가전·가구·디지털기기 등) 구입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 제조업과 교육관련 산업 위기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특히 노동환경 변화로 인해 소상공인 주류인‘사업자’계층의 소비심리가 무직/퇴직자 보다도 낮게 나타나 우리나라 실물경제 현실을 드러냈다.

이 같은 내용은 30일 소비자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가 올 1월부터 6월까지 매주 1000명씩, 매월 4000명~5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체감경제심리 조사결과에서 나왔다.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지난 6개월간 2만6000명을 대상으로 9개 항목에 걸쳐 체감경제심리 조사를 한 결과 소비지출의 경우 47.4%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줄어들 것’이라는 답이 32.0%로 조사됐다.

반면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20.6%에 그쳤으며, 5점 척도 결과를 평균 100점(최소 0~최대 200)이 되도록 지수화한 값도 89.9에 그쳐 지출은 줄고, 경기는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지수값은 100을 중심으로 이하이면 ‘줄어들 것’이라는 소비자가 많고 이상이면 ‘늘어날 것’이라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세부 항목조사에서는 주거비와 의료·보건비 등 생활필수 지출 외에는 모두 줄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지출 9개 항목 전망지수를 살펴보면 주거비가 103.2로 가장 높았고, 의료·보건비가 101.4, 교통·통신비가 99.8로 필수지출은 약간 늘거나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교육비(88.1) △의류비(86.4) △내구재 구입비(83.8) △외식비(82.8) △문화/오락/취미비(82.7) △여행비(80.9)는 모두 80점대였으며, 이중 여행비와 문화/오락/취미비·외식비 등 기호성 지출의 경우 향후 6개월 간 위축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들 기호성 지출이 줄어들면 관광 등 여행·외식산업 등 유관산업들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졌다.

제조업 역시 내구재 구입비를 ‘줄이겠다(39.2%)’는 답이 ‘늘어날 것(19.8%)’이라는 답의 2배나 되는 데다 의류비와 자동차·가전제품·가구 등도 비슷한 양상이어서 관련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특성별 차이에서는 먼저 남성의 소비지출 심리 위축이 87.8로 여성(92.1)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연령대 별로는 20대의 소비지출 전망이 100.7로 전체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반면 60대 이상은 77.2로 가장 쪼들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60대는 9개 항목 중 6개에서 초긴축 태세(지수 70 미만)를 갖고 있었다.

반면 20대 여성은 단 2개 항목(교육비와 내구재 구입비)에서만 100 미만의 지수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학생만 100.7을 기록해 유일하게 소비지출이‘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중소자영업자가 주를 이루는 사업자는 79.3으로 전체 직업군 중 가장 낮았다.

사업자는 무직/퇴직군(84.3) 보다도 5.0이 낮아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 등 노동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감이 소비지축 위축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이 96.3으로 가장 긍정적이었으며, 부산·울산·경남이 86.8로 가장 부정적이었다. 대구·경북 역시 87.0으로 부산·울산·경남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동향연구소는 “최근 본격화 되고 있는 한·일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소비지출 성향이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돼 여가산업은 물론 제조업계와 교육 서비스업종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비자의 경제활동이 합당한 소비 여력으로 전환되는 경제시스템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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