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두리번거리다
어제를 두리번거리다
  • 이명수
  • 승인 2019년 07월 31일 15시 4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01일 목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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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구경 내일 가자
한밤 자고 나면
꽃망울 터질 거야

손자는 반나절 낮잠 자고나서
할아버지,
오늘이 내일이야

그래, 내일이 오늘이 됐네

할아버지,
그럼 어제는 어디 갔어

나도 어제가 갑자기 어디로 갔는지 몰라
두리번거렸다




<감상>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대화가 정겨움뿐만 아니라, 시간의 인식차이까지 보여주고 있네요. 꽃구경 가자고 조르는 손자의 말에 할아버지는 한밤 자고 나면 꽃망울 터진다고 달래죠. 손자의 한밤은 반나절 낮잠에 지나지 않지만, 할아버지의 한밤은 내일을 가져오는 시간 개념이니까요. 내일이 오늘이 되는 것은 어김없이 찾아오는 시간의 법칙이죠. “어제는 어디 갔어.”라는 손자의 말에 할아버지는 어제가 갑자기 어디로 갔는지 두리번거립니다. 아무리 어제가 긴 시간이라도 잡을 수 없는 공중누각에 지나지 않죠. 어쩌면 우리네 삶은 환상 속에서, 바로 꿈속에서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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