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빛·열기 뿜는 절단·용접, 화상 우려에 반팔옷 엄두 못내
그늘막 조차 없는 건축현장선 흐르는 땀 훔치며 업무에 집중
소방 "근로자 야외활동 주의, 수분공급으로 탈진 막아야"

31일 36℃의 폭염속에서 임성은 씨(50)가 건설현장에서 근무하고 하고 있다. 조한윤 기자 jhy@kyongbouk.com
31일 대구 북구 노원동 한 철판 가공 업체에서 근무하는 A씨(41)는 숨 막히는 폭염 속에서 긴소매 옷을 입고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 기온이 31℃까지 치솟았지만, 그는 철판을 절단할 때 튀는 불꽃에 화상을 입을 수 있어 반 팔 옷을 입지 못한다.

레이저 기기가 철판을 자를 때 내는 불이 1500℃ 까지 올라 뜨거운 열기를 뿜는다.

기계조작과 작업을 상황을 지켜봐야 해 현장을 벗어 날 수 없어 열기를 그대로 견디고 있다.

A씨는 “공장이 커서 냉방시스템을 갖출 수가 없고, 작업에 발생하는 열은 선풍기 바람으로도 소용이 없어 그저 견디는 수밖에 없다”며 “하루 종일 땀을 흘린 후 집으로 돌아가 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스팔트까지 녹아 내릴 듯한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31일 기상청에서 관측한 대구의 최저기온은 26.2℃다. 최저기온이 25℃를 넘으면 열대야로 간주한다.

지난 30일 최저기온이 24.9℃를 기록했을 뿐 23일부터 사실상 9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밤에 잠을 자기 힘들 정도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A씨와 같이 산업 현장에서 더위와 싸고 있는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1일 석주균 씨(59)가 두 겹의 작업복을 입은 채 용접을 하고 있다. 조한윤 기자 jhy@kyongbouk.com
A씨가 근무하는 업체 건너편에 있는 석주균 씨(59)가 운영하는 용접소가 있다.

석 씨가 있는 33㎡ 크기의 작은 용접소는 에어컨이 가동 중이다.

하지만 용접할 때 발생하는 강한 빛과 열 때문에 두 겹의 작업복을 입고 팔토시를 덧대어 입었다.

얇은 옷을 입으면 용접 시 발생하는 빛이 통과해 몸을 까맣게 태워 한여름에도 두꺼운 작업복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장갑도 두 켤레나 입고 있어 에어컨을 켜고 있어도 작업을 하고 나면 땀으로 내의가 모두 젖는다.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6℃까지 올랐다.

임성은 씨(50)는 동구 신천동 한 건축현장에서 토목 목수로 근무하고 있었다.

임 씨는 햇볕을 가려줄 지붕조차 없는 건축 현장에서 콘크리트 형틀을 바로잡고 있었다.

입고 있는 티셔츠는 모두 젖어있고, 그의 얼굴에는 비가 온 뜻 땀이 흘렀다.

그와 함께 근무하는 다른 근무자들도 모두 목에 두른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자신의 업무에 집중했다.

임 씨는 “20년째 이 일을 하고 있어 수분섭취나 충분한 휴식을 하는 등 무더위에 일하는 것에 적응했다”며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일하는 것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아 젊은 층이 건축기술을 배우지 않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공사현장 관계자도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져 항상 얼음물을 준비하고, 근무 중에도 필요하면 개별휴식을 보장하는 등 근로자들의 안전에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오전·오후에 30분간 새참 시간을 갖고, 특히 더운 날엔 30분을 추가로 휴식한다”고 말했다.

지속 되는 폭염에 소방당국도 시민들과 현장 노근로자의 야외 활동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소방 관계자는 “최근 더위가 심해져 폭염경보·주의보가 자주 발령되고 야외 활동 시 수분공급으로 탈진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혹시 온열질환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 구급대에 연락을 하고, 환자를 그늘로 옮겨 체온을 식히고 이온음료 등을 섭취하도록 돕는 게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방에 취약한 공장·공사장의 경우 장시간 열에 노출되면 근로자의 주의 집중력이 떨어져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한윤 기자
조한윤 기자 jhy@kyongbuk.com

소방, 경찰서, 군부대, 시민단체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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