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대응 피해온 美공감대 수위 주목…유엔총장, 북미협상 재개 촉구
소식통 "北미사일 논의만 위한 회의 아냐…정례회의서 기타안건으로 논의"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요청으로 8월 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31일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유엔 안보리에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내달 1일 비공개 회의를 열 것을 요청했다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도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비공개 회의를 요청했다면서 “8월 안보리 의장국인 폴란드가 1일 오전 회의 소집을 결정했다”고 유엔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독일은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이다.

그러나 유엔 외교소식통은 뉴스에 이번 회의가 북한 미사일 발사만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매달 새로 바뀌는 안보리 의장국이 안보리에서 한달간 논의할 이슈 등을 비공개회의를 통해 논의하는데 영국과 독일, 프랑스가 요구한 북한 미사일 관련 논의는 이 비공개회의에서 ‘기타 안건’으로 논의된다는 것이다.

안보리 비공개 회의는 현지시간으로 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일 0시)께부터 시작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다. 이에 따라 비공개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북한의 위반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독일은 북한의 지난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어떤 형태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독일 정부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이 27일 보도한 바 있다.

안보리 회의 소집 요청이 미국과 어느 정도의 공감대 속에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5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 ‘작은 미사일’이고 전혀 언짢지 않다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 미사일 논의 요구에 미국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이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국무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추가도발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북한에 경고한 바 있어 안보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북 대응에 어떤 식으로 관여할지 주목된다.

북미가 지난해 대화 국면에 진입한 이후 같은해 9월 유엔총회 기간에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이행 문제가 논의되기는 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대응 논의는 처음이다.

안보리는 그동안 주로 북한의 핵실험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규탄 성명이나 제재 결의를 채택해왔지만,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별도의 대응을 거의 하지 않아 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이번 북한 미사일 논의 요구는 북한이 2017년 말 이후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은 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도발 강도를 높일 것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새벽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그러나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31일 발사와 관련, 1일 “김정은 동지께서 7월 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면서 발사체를 방사포로 규정했다.

북한은 지난 25일에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두 발을 발사했고 정부는 이를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파악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4일과 9일에도 외형상 KN-23과 동일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바 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협상 재개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이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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