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추가보복 강행으로 파국 초래하지 말아야
日 정부, 추가보복 강행으로 파국 초래하지 말아야
  • 연합
  • 승인 2019년 08월 01일 16시 4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02일 금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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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추가 경제보복을 앞두고 한일 외교장관이 만났으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막판 중대 변수가 없는 한 일본이 2일 각의에서 추가 보복 결정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문제를 제기하고 수출 우대국인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보류·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일본 측 반응에 큰 변화가 없었고 간극이 여전히 상당했다고 한다. 양국 외교장관 만남은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후 처음이어서 기대도 있었다. 미국이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보도도 나온 터라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일본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자는 우리 정부의 수차례 요청과 무역질서 교란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계속 귀를 닫아 매우 실망스럽다. 집권 자민당 2인자가 우리 국회 방일단과의 만남을 연기했다가 취소하는 큰 결례까지 범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민당 의원 총회에서 ‘국익’을 강조하며 개헌을 언급했다. 한일갈등을 내부 결집에 활용해 개헌 논의를 가속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듯해 더욱더 우려스럽다.

일본 정부는 공식 확인하진 않지만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규정된 절차대로 간다면 우리나라는 이달 하순 백색국가에서 제외된다. 일본 내부 기류를 보면 추가 보복을 강행할 분위기다. 일단 강공을 밀어붙인 뒤 미국의 중재안과 한국의 대응을 지켜본 뒤 향후 조치를 다시 검토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부인했지만 한일 양국이 ‘분쟁중지협정’ 서명으로 협상 시간을 벌라는 미국 측 중재안이 일본 정부에 제시됐을 개연성이 있다. 일본 정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꿀 기회는 또 있다. AFR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따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모종의 중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그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주요 우방인 한일의 첨예한 갈등은 미국에도 상당한 걱정거리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2~3일 열리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장관회의도 설득의 장이 될 수 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만남 제의에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이 거부하긴 했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대화의 계기가 생길 수 있다. 일본에는 명분이 모호한 경제보복을 중단할 기회가 적지 않다. 지금이라도 추가 경제보복 진행을 중단하고 외교적 협의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안보 우려를 핑계로 경제 보복을 지속한다면 한국으로부터 안보 협력을 받을 명분도 없어진다. 강경화 장관도 한일군사정보호협정(GSOMIA) 유지와 관련해 고노 외무상에게 추가 보복을 결정하면 안보 협력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작금의 한일갈등 격화는 아베 총리 정부가 촉발한 것이다. 과거사와 안보 문제에 경제 보복 카드를 끌어들이는 변칙을 사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강제징용 배상 해결안을 일본 측에 이미 제시했다. 만족스럽지 않다면 협상을 통해 절충할 일이다. 제3국 중재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사국 간 해결이다. 한일의 갈등 전선이 안보 분야까지 확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일방주의 태도로 파국을 초래하는 최악의 상황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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