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출향인·관광객 어울려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영양군 일월면 도곡리 마을숲축제가 3일과 4일 이틀간 열린다. 사진은 감자 삼굿을 하고 있는 모습.
영양군 일월면 도곡리 마을숲축제가 3~4일 이틀간 열린다.

올해 일곱 번째로 이어지는 일월산 도곡리 마을숲축제는 축제가 열리는 날이면 주민과 출향민, 관광객 수백 명이 도곡리 마을 어귀 수령 300년 된 느티나무, 느릅나무가 군락을 이룬 마을 숲 그늘에서 풀짐 지기, 꼴 따먹기, 감자 삼굿, 그네타기 등 추억어린 놀이를 즐긴다.

다른 한쪽에선 추억의 흑백사진과 서예와 시화 작품이 전시되고, 초상화 그리기, 가훈 써주기, 야생화 채색하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도곡리 마을숲축제는 예로부터 8월 15일에 하던 이 마을 풋굿놀이가 그 모태다.

풋굿은 논에 김매기를 마칠 무렵인 백중날 즈음 경북 북부지방에서 널리 하던 세시풍속. 이날은 집집 마다 술, 감주, 떡, 전 등 갖가지 음식을 갖고 와서 모두가 함께 모여 질펀하게 놀았으나, 1980년대 이농 현상으로 풋굿 놀이는 대부분 시들해졌다.

그러던 중 도곡리 마을숲에서는 7년 전 전시, 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더해서 지금의 도곡리 마을숲 축제의 이름으로 풋굿놀이가 부활됐다.

마을숲 축제는 2013년 5월 초, 서울에 사는 몇몇 출향인들이 스마트폰을 통한 SNS(밴드)를 개설하면서 누군가로부터 마을숲에서 축제를 한 번 해보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구동성 호응하면서 구체화됐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모였다.

출향인 김양환씨가 시를 쓰고 싱어송라이터인 박소윤씨가 곡은 붙여 마을 주제가가 만들어졌으며, 축제를 논의하면서 밴드 가입자가 순식간에 300명 가까이 늘어나는 등 마을 주민들과 출향민이 의기투합한지 불과 2개월 만에 마을숲 축제가 개막됐다.

마을 숲 축제는 풋굿의 부활 격인 까닭에 가급적 예전에 하던 8월 15일 날짜에 비슷하게 맞추기 위해 8월 둘째 주 토요일로 정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축제는 오전 10시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당제부터 시작으로 마을숲의 울창함을 기원하는 뜻에서 당나무에 막걸리를 먹이는 행사, 축원문 낭독 순으로 열린다.

또 옛날 목동들이 즐겨 하던 ‘꼴 따먹기’ 놀이, 자갈돌을 뜨겁게 달구면서 생긴 증기로 감자와 옥수수를 쪄 먹는 ‘감자삼굿’, 전통그네타기 등과 노래자랑, 장기자랑, 팔씨름대회, 각설이타령, 색소폰 연주 등도 펼쳐 참석자들에게 큰 볼거리를 선사한다.

한편 도곡리 마을숲은 수령 300년이 넘는 느티나무, 느릅나무, 엄나무 등이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2013년 제1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모전(산림청, (사)생명의 숲 국민운동본부 유한킴벌리 공동주최)에서 대상인 생명상을 받아 전통마을 숲으로서 산림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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