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임고강변공원 텐트촌 '깨끗'…피서지 문화 모범 보여
일부지역 민박·펜션 손님 지난해 20%…불경기 원인인듯

3일 포항의 한 계곡에 종량제 봉투와 함께 분리 배출 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펄펄 끓는 가마솥더위 속 여름휴가 최절정기인 8월 첫 주말 경북동해안 해수욕장과 주요 계곡 등 피서지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하지만 곳곳에서 쓰레기 몸살과 바가지 상혼이 여전한 반면, 시민 의식이 개선된 곳도 있어 대조를 이뤘다.

3일 오전 본격 휴가철을 맞아 포항 흥해 7번국도는 영덕황금은어축제를 비롯해 각 시·군의 축제 행사를 구경하고 해수욕장과 피서지를 찾으려는 차량이 몰려 정체를 빚었다.

또 포항 월포·칠포해수욕장 등 지정 해수욕장과 이가리·오도리 간이 해수욕장, 죽장 계곡 등 유명 바다 휴양지와 계곡·공원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가족 단위 피서객이 몰리면서 사람으로 넘쳐났고, 곳곳은 텐트로 뒤덮였다.

도심 속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는 늦은 밤까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술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셨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을 거닐었다.

또 울진지역 7개 지정 해수욕장도 피서객들로 북적였으며, 특히 해송림이 우거진 구산해수욕장에는 캠핑족이 쳐놓은 텐트와 캠핑카로 장사진을 이뤘다.

울진 불영계곡과 굴구지 산촌마을도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으로 가득했고, 후포항 명물인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찾는 관광객 행렬도 줄을 이었다.

경북도에 따르면 주말 하루에만 포항 월포해수욕장 3800명, 칠포해수욕장 1200명, 구룡포 3100명, 영덕 고래불 2만8000명, 경주 관성솔밭 2만 명 등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에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피서 최절정기를 실감하게 했다.

하지만 일부 해수욕장과 계곡이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았다.

지역 번영회와 지자체서 부지런히 수거하고 있지만, 양이 워낙 많아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쌓여 있는 것이다.
 

경주의 한 해수욕장에 쓰레기들이 산더미를 이루고 있다

휴일인 4일 오전에 찾은 경주 A해수욕장의 경우 입구부터 제대로 분리되지 않은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를 이루고 있어 피서객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무단투기 예방을 위해 지정해 둔 집하장 마다 온갖 쓰레기가 쌓여 있지만, 피서객이 몰려드는 시간이 훨씬 지나도 수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먹다 남은 음식물은 물론, 집에서 가져온 아이스박스나 캠핑용품까지 버려져 있는 등 분리 안 된 쓰레기에서 악취가 진동한다.

이날 경주지역 5개 해수욕장 대부분이 비슷한 사정으로, 상가번영회와 지자체서 하루에도 수차례 걸쳐 수거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실정이다.

한편 포항의 한 유명 계곡도 ‘자기 쓰레기 되가져오기 지역’으로 운영하며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되가져 가기를 독려하고 있지만, 즉석식품 용기나 PT병, 음식물 쓰레기 등이 마구 뒤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주지역 한 상인회 관계자는 “경주시 수거차량에 용역업체 차량까지 계약을 맺고 부지런히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깨끗하게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깨끗한 해수욕장 환경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서객 스스로 자정하는 노력 없이는 쓰레기 발생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천 임고강변공원 텐트촌 주변에는 쓰레기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로 피서객들이 깨끗이 이용하며 질서를 지키고 있다.

반면 3일 오전 6시. 영천의 대표 피서지인 임고강변공원 텐트촌 주변에는 쓰레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깨끗해 시민의식이 높아진 느낌이다.

쓰레기 집합장 재활용품 분리 수거통에는 캔·플라스틱 등이 분리 처리돼 있거나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버려져 피서지 문화 변화를 느낄 수가 있었다.

특히 대부분 피서지는 음식물쓰레기로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은데 임고강변공원 피서객들은 음식물을 전용수거용기통에 버리는 수준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여름휴가 최절정기를 맞아 많은 지역은 관광객들이 몰렸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경기 불황에 따른 온도 차’를 호소하는 곳도 있다.

7월 말부터 8월 초 극성수기를 맞은 청도군 운문면 삼계리 계곡 일대는 국내 경기 탓인지 교통체증을 못 느낄 정도로 한산하다는 게 주민 설명이다. 수치로는 ‘예년 50%를 밑돌 것’이다고 덧붙였다.
 

3일 포항 흥해의 한 간이해수욕장에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이 몰려들어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일대 민박이나 펜션의 경우 부산·울산·대구 등지 기업 하계 휴양소로 임대된 일부 업소만 예약 손님이 있을 뿐이고, 그 외 업소들은 지난해 20% 수준의 손님만 간간이 찾아오는 실정이다는 것.

펜션(민박)을 운영하는 박모(59) 씨는 “지역에서 대형 펜션을 운영하는 업소들은 기업체나 노조 등과 계약을 맺고 하계휴양소로 임대해 절반 정도는 채우고 있지만, 그 외의 집들은 20% 정도밖에 못 받는다. 경기가 불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북 동해안 지역 다수 해수욕장이나 계곡에서 3~5만 원의 평상 비용을 받거나 20~30만 원가량의 비싼 한철 바가지 숙박료를 매기는 것으로 나타나 극심한 불경기 속 자업자득으로 스스로 관광객을 떠나보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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