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젊은 정책 정당 표방…속으론 기득권 챙기기 혈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혁신을 위한 비전과 과제 등을 마련했지만 정작 ‘인적 쇄신’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입으로만 당 개혁을 외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지난달 한국당을 혁신하기 위한 3대 비전·7대 과제·16개 방안을 마련해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보수 꼴통’, ‘꼰대’, ‘기득권’ 등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은 정책 정당으로 변모하기 위해 신상진 특위위원장이 당 지도부에 보고한 한국당의 3대 비전은 △국민과 함께(People) △경제를 세우고 정책으로 강한(Policy) △열린 정당·인재정당·미래정당(Process) 등 ‘3P’로 구성됐다.

7대 혁신과제는 △당내 화합·통합 기반 확립 △집권 대안 정당으로서 정책 정당 역량 확보 △가치 정당으로서 보수우파의 가치와 정책 구현 △미래정당·청년정당으로서의 활력과 이미지 제고 △당 운영의 민주성·투명성·소통역량 제고 △열린 정당·인재정당으로서 환경조성 및 기반 확립 △보수우파를 대표할 수 있는 유일 야당으로서 당원 정예화· 투쟁력 제고가 꼽혔다.

특위는 이러한 비전·과제를 이루기 위해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한국당의 투쟁 방향을 선명하게 가다듬고 ‘이달의 민생과제’와 ‘국민과의 30대 약속’을 발표해 정책 이슈를 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선전하려면 ‘인적 쇄신(현역 물갈이)’이 가장 중요한데 신정치특위나 당 지도부가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의 지지율이 예전 20%대로 떨어지고 친박 인사들이 황 대표 주변을 감싸면서 “인적청산과 당 개혁은 물 건너갔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 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도, 책임지는 사람도 없이 ‘도로 친박당’, ‘도로 새누리당’으로는 내년 총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데도 당내 세력이 없는 황 대표는 친박계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현역의원들은 자신만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인적청산’ 논의는 꺼내지도 않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옛새누리당과 비교해 인물, 노선, 체질 등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이 돌고 돌아 결국 제자리로 왔는데 겉으로만 개혁이니, 혁신이니 떠들고 있다는 비아냥을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당이 인적 청산은 외면한 채 당 개혁을 외치면서 여의도 정가에서는 ‘한국당의 10월 위기설’(본지 7월 31일자 2면)이 확산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