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트리엔날레 본전시 참여 박찬경·임민욱, 사무국에 "내 작품도 빼라"
전시장 닫고 대신 안내문 붙이기로…일본인 작가들도 성명 검토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등 전시를 중단한 것에 항의해 본전시에 참여한 박찬욱·임민욱 작가가 4일 작품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두 작가의 전시장에 붙이려던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쓴 행사 소식지. 연합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이 포함된 자체 기획전을 중단한 것에 항의해 본전시에 참여한 다른 한국인 작가들도 작품을 철수한다.

박찬경·임민욱 작가는 4일 오후 트리엔날레 측과 협의를 거쳐 각각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마련된 개별 전시공간을 닫기로 했다.

이미 전시가 나흘간 진행된 까닭에 닫힌 전시공간 앞에는 작가가 작성한 안내문을 부착해 관람객에게 알리기로 했다.

이들은 전날 저녁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가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 그 후’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내 전시 중단과 작품 철거 의사를 밝혔다.

두 작가의 요청으로 4일 미술관을 방문한 한국의 미술계 인사는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적힌 트리엔날레 소식지를 각자 전시 공간에 붙이려다가 트리엔날레 측 거부로 무산됐다.

이 인사는 “두 작가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 작업이 한 시간이라도 관람객에게 보이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라면서 “전시 중간에 이렇게 작품을 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검열이며 가벽을 세워 막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번 예술제에 박찬경은 숲속을 배회하는 인민 군복 차림의 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영상·사진 작업인 ‘소년병’(2017)을 출품했다.

임민욱은 김정일·박정희 장례식장 장면을 교차편집한 ‘절반의 가능성’(2012) 작업에 한복 등 오브제를 추가해 새롭게 변주한 ‘아듀 뉴스’(2019)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일본인 작가들도 전시 중단에 항의하는 성명을 검토 중이라고 전시회 측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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