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태어난 / 나라 배반하고
강도 일본을 조국으로 섬긴 / 이광수 최남선
모윤숙 서정주 김용제 등
조선문인보국회 회원 놈들이 좀비였다

제 돈벌이와 / 더러운 재산 유지에 피눈 되어
왜놈 헌병 경찰들과
밤마다 고급 요정에서 흥청망청 놀아난
전국의 친일파 앞잡이 매국노 / 반역자 놈들이 좀비였다

이놈들 다시 환생해서 / 국민에게 총부리 들이대고
군홧발로 짓밟은 깡패 파쇼 독재자
매판 재벌 부정 축재 공직자 / 무능 국회의원
본분 잊은 모든 부류가 좀비였다

왜놈 살던 / 군산 구룡포를 다시
그 시절 분위기로 치장해 꾸몄는데
거기서 일본 옷 빌려 입고 / 히죽 웃고 다니는
철부지 젊은이들도 곧 좀비가 된다




<감상> 지금 이 땅에 좀비들이 환생하고 있는 사실을 풍자, 비판하는 시인의 언어가 등줄기마저 서늘하게 한다. 좀비들을 후손 대대로 탄생시키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이는 누구인가. 권력과 거대자본과 종교까지 한 손에 쥔 자들이 아닌가. 여기에 놀아나고 있지 않은지, 자신도 어느새 좀비가 되고 있지 않은지 거울을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누가 좀비인지 인간인지, 무엇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모르는 세상에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볼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유와 이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인간성을 가질 때 좀비들이 득세하지 않을 것이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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