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합동 대책회의…피해 예상 품목 리스트 확보·자립화 지원 등 해법 제안

5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시청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을 비롯한 유관기관 및 경제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수출규제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가 열렸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가 내려진 만큼 지방정부와 유관기관의 대책 마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수출규제 관련 대구시·유관기관·경제계 대책회의가 5일 시청 10층 대회의실에서 권영진 시장 주재로 유관 기관과 기업체 관계자 등 27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일본의 화이트 국가 배제 조치에 따른 대구경북 영향과 대응’을 주제로 발표했다.

큰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구체화되는 오는 28일 이전 주력산업과 관련 주요 타격 예상 품목 리스트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지역에 수입량이 많은 소재와 부품 품목은 물량 확보에 주력해야 하며 단기전략으로 수입 대체 가능 여부에 대한 정보와 수입원 다변화를 지원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소재부품 대체 가능한 국내 기업을 발굴하고 정보 지원이 필요하며 관련 기업, 전문가, 연구소 등을 통해 관련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해외 기업 발굴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대안으로 꼽았다.

물류비 등 단기적으로 높아지는 비용에 대해 금융 지원, 수입 절차 간소화 등 행정 지원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본의 수출 규제 리스트에 포함된 대체 불가능한 품목은 일본의 수출 심사 통과를 지원하고 수입 기업에 대해서도 일본의 수출 허가 통과를 지원하는 것이 방법이다.

중장기적으로 적용 가능하지만 시장여건 미비로 사장됐던 기술 발굴하고 개발해야 하는 품목은 중앙정부와 협력, 국가의 중장기 R&D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정부와 대응사업을 마련하고 예산 확보, 거버넌스 구축 등 추진해 단기적으로 관련 기술, 제품의 발굴과 매칭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역의 신성장동력과 연계한 중장기적 수입대체 프로젝트 추진도 해법으로 제시됐다.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지원을 적극 유치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구의 경우 CNC(컴퓨터수치제어)는 일본 수입 비중이 매우 높으며 국내 관련 기술 기반이 약하다.

지역 제조업 기업들은 CNC 공작기계의 두뇌에 해당하는 컨트롤러를 거의 전적으로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지원을 받아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은 편광판(polarizing plate) 자립화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일본 수입 전체 규모가 6억5330만3000달러며 이 중 경북의 비중은 3억1871만1000달러에 이른다.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품목인 동시에 최근 LCD 패널의 대형화와 OLED용 편광판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신소재 개발이 절실한 만큼 이번에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책 마련과 별도로 이번 조치로 대구는 143억3000만 원, 경북은 342억8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수출 감소는 대구가 998억3000만 원, 경북이 2164억2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대구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은 23개며 기타정밀화학원료, 전통축과 기어, 베어링, 금속절삭가공기계 등이다.

경북은 기타광학기기부품, 판유리, 기타기계류, 반도체 제조용장비부품 등 20개 품목이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시는 산업별로 피해 상황을 분석한 결과 섬유의 경우 향후 소재수급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분야는 소재·부품에서 일본 수입 비중이 낮지만 제조설비인 CNC(컴퓨터 수치제어) 등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자동차분야는 소재·부품 비중이 높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지만 사태 장기화로 일본 거래처와의 관계악화가 수출·매출감소로 이어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영진 시장은 “일본의 조치는 국제 분업화 체계와 신뢰를 깬 것으로 안타깝고 분노하게 된다”며 “지방정부의 한계가 있지만 기업과 유관 기관이 함께 힘을 모으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입선 다변화, 핵심부품 소재 국산화 등 우리 기술력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