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G2 환율전쟁 포성, 세계경제 파장
美, 中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G2 환율전쟁 포성, 세계경제 파장
  • 연합
  • 승인 2019년 08월 06일 10시 29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0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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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이후 처음…"中, 외환시장 개입 통해 통화절하 오랜 역사"
"IMF와 관여할 것"…시정요구 후 조달계약제한 등 구체조치 가능
‘1달러=7위안’ 돌파하자 환율 무기화 판단…"미중 위험한 국면"
미국이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미국이 환율조작국 ‘카드’를 꺼냄으로써 미중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에 맞서 인위적인 환율개입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이미 환율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이며, 미국은 1998년 이후 공식적으로 환율 조작국을 지정하지 않아 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최근 행동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관여할(engage)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에 대해 환율 저평가 및 지나친 무역흑자 시정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해당국에 대한 미국 기업의 투자 제한, 해당국 기업의 미 연방정부 조달계약 체결 제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추가적인 감시 요청 등의 구체적인 제재 조치에 나설 수 있다.

므누신 장관은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달러=7위안’의 벽이 깨진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현상이 나타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중 추가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 환율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은 9월1일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중국은 또 현지시간으로 6일 새벽 온라인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으며, 지난 3일 이후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연방준비제도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 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재차 표시한 뒤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할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를 결국 실행에 옮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최근인 지난 5월을 포함해 취임 후 5번의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했지만 이번에 전격적으로 중국에 대해 강경기조로 돌아섰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5월 중국에 대해 “재무부는 중국의 환율 문제와 관련해 강화된 관여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며 향후에도 계속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AP통신은 환율 조작국 지정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재무부의 결정은 “상당히 상징적”이라면서도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웨스트팩’의 환율 전문가인 리처드 프래뉴로비치는 “매우 도움이 되지 않는 무역전쟁의 또 다른 격화이며, 아마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셔널 오스트리아 뱅크’의 선임 환율 전략가인 로드리고 카트릴은 “미중 무역전쟁은 더 악화될 것이고, 우리는 공식적으로 환율전쟁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허용하고 중국 기업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고,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자체적인 환율 개입에는 일단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찾아볼 것을 측근들에게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참모들을 소집해 회의를 개최한 후 환율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기고 결정했다고 같은 달 26일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보도에 당일 “나는 그것을 2초 만에 할 수 있다. 나는 뭘 안 하겠다는 말은 안 했다”라고 환율시장 불개입 결정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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