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오페레타(Operetta)’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오페라’를 뜻하며 의미상으로 ‘경가극’, ‘희가극’등으로 번역된다. ‘희가극’이라고 해서 모두 오페레타 형식이라고 정의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하여 17, 18세기에 걸쳐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진지한 형태의 가극 ‘오페라 세리아’나 코믹하고 풍자적인 ‘오페라 부파’, 독일의 민중 가극 ‘징슈필’ 그리고 무용이 많이 가미된 프랑스의 ‘그랜드 오페라’ 등과 같이 극의 내용이나 중심 예술 장르를 통해 분화되는 오페라의 다양한 형식들과 달리 ‘오페레타’의 개념은 역사적으로 규명을 한다.

일반적으로 ‘오페레타’는 19세기 이후에 등장하며 프랑스에서 오펜바흐가 시작한 희가극 계통과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한 요한 슈트라우스 계통으로 구분된다. 오페레타는 일반 연극처럼 대사가 있고 음악, 노래, 무용(왈츠)이 포함되어 있어 오페라에 비해 대중적이고 가벼운 특징을 지니는 장르로 훗날 뮤지컬로 변화 발전하게 된다.

세계 유일의 오페레타 페스티벌인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에서 남동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부르겐란트(Burgenland)의 노이지들 호수(Neusiedler See)에 마련된 환상적인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축제는 매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7주 동안 주말에만 공연을 하는데 해마다 평균 15만 명이 방문한다. 최첨단 음향과 조명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무대 디자인으로 특히 유명하며 현재 빈 출신의 오페라 가수 피터 에델만(Peter Edelmann)이 예술 감독을 맡고 있다.

필자가 피터를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3월 세계 대학생들이 함께 만드는 ‘유니버시아드 오페라’ 공연에서였다. 그 당시 필자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으로 갓 부임해서 사전에 계획된 공연들을 진행하는 중이었으며 피터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교수 자격으로 학생들과 함께 대구를 찾았었다. 대구에 머무르는 동안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고 대구를 아시아 오페라의 성지로 만들고 싶다는 나의 포부에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피터는 2017년 9월 60년 전통에 빛나는 세계 유일의 오페레타 페스티벌인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이 되었다. 그는 예술감독이 되자마자 필자에게 연락을 취하여 대구와 함께 멋있는 축제를 만들어 가고 싶다는 말과 함께 2018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자신들의 팀과 함께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내왔다.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 축제 팀이 한국을 찾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 팀은 2018년 대국국제오페라축제에 ‘유쾌한 미망인’이란 작품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환상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 공연을 통해 대구를 다시 찾은 피터는 1년 사이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진심으로 발전해가는 것을 느꼈으며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직원들의 열정에 탄복하며 자신들의 축제 때 함께 와서 일을 해주면 좋겠다고까지 말하였다. 아울러 2018년 한국을 떠나기 전 ‘대구국제오페라 어워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피터는 정말 기발한 생각이라며 본국으로 돌아가 다시 연락을 취하겠노라며 함께 멋있는 그림을 그려보자고 했다.

그리고 작년 겨울,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극장장이 관심을 보인다는 연락을 받은 필자는 일말의 주저 없이 빈으로 날아갔다. 그 결과 지난 4월 유럽 예선 및 5월 아시아 예선을 거쳐 이달 말(8월 28일, 29일, 31일) 독일 유수의 극장들과 오스트리아, 미국, 대한민국 등 4개국 8개 극장이 함께 만드는 제1회 ‘대구국제오페라 어워즈’가 열리게 된다. 운명처럼 만난 하나하나의 인연들이 대한민국을 세계 오페라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시키는 미래를 즐겁게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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