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 / 물위에 떠 있는 것은
함께 지낸 이가 물 안에 누워 있기 때문이다

북국으로 날아가는 새들이
함께 가지 못하는 살붙이 형제들을
그리워하며 / 꺼억꺽 목놓아 울
둥지 하나를 놓아주기 위함이다

달이 환한 밤
자신의 다리뼈로 만든 피리를 불며 오는 사내에게
당신이 찾는 뼈들이 / 여기 누워 있어요
이정표가 되어주기 위함이다

별이 하늘에서 반짝이는 것은
지상에 얼마나 많은 서러운 섬이
홀로 고요히 노래를 부르는지 알기 때문이다

육신은 때로 / 얼마나 가슴 저미는 환영인지
스스로의 눈물 안에 소금을 뿌리기 때문이다




<감상>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섬이라면, 하늘에 떠 있는 섬이 바로 별이죠. 홀로 영원히 떠 있는 건, 마음속으로 함께 지낼 이가 있고, 그리움의 둥지 하나가 있고, 그리움을 찾아나서는 당신에게 이정표가 되고, 홀로 서러움을 노래로 풀어내고, 스스로 눈물 안에 소금을 뿌려 메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한 줌 육신은 얼마나 가슴 저미는 환영에 불과한가. 그 영혼이 순순한 자만이 홀로 떠서 섬이 되고, 별이 되는 것을.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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