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文 대통령에 강력 건의…구미서 출마 유력

청와대 김상조 정책수석과 김수현 전 정책수석 등이 지난달 25일 오후 경북 구미 컨벤션센터인 구미코에서 열린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LG화학은 경북도, 구미시와 구미국가산업5단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 신설 협약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경북·대구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전략공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김수현 전 실장을 대구 또는 구미에 출마하는 방안을 강력하게 요청했으며, 당이 TK(경북·대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첫 표명으로 김 전 실장을 TK에 공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다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발탁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말이 당내에서 돌았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이 최근까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 물망에 오르다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당에서 김 전 실장의 출마를 대통령에게 강하게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인사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등의 일부 추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전 실장 본인은 아직 내년 총선에서의 경북·대구 출마를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표가 직접 나서서 요청한 데다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경우 조만간 적절한 수순을 밟아 대구나 경북 구미에서 본격적인 총선 출마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실장은 어린 시절을 구미에서 보내고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후보”라며 “지금 TK 분위기로는 우리가 경쟁력 있고 유능한 후보를 내면 얼마든지 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전 실장을 시작으로 앞으로 TK에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적극 발굴할 방침”이라며 “김 전 실장이 아직 출마 결심을 굳히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해야 한다는 의지는 아주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실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대구보다는 구미가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경북 구미갑 선거구 현역 의원은 자유한국당 백승주, 구미을은 장석춘 의원이다. 두 사람 다 초선이다. 게다가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외지 출신과 젊은층 인구 비율이 TK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작년 6월 지방선거 때 TK에서 민주당이 기초단체장을 배출한 유일한 곳이 구미이기도 하다.

경북 영덕 출생인 김 전 실장은 구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고 경북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도시공학을 전공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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