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잘 지내지 않아 걱정돼"…지난달 발언 이어 해결 노력 당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심화하는 한일 갈등과 관련, 두 동맹국 간 다툼으로 인해 미국이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며 “한국과 일본은 서로 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에서 열리는 재선 캠페인 기금모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떠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한국과 일본이 서로 잘 지내기를 바란다. 그들은 동맹국이어야 한다”면서 현 상황과 관련, “그것은 우리를 매우 곤란한(difficult) 입장에 처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줄곧 다투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면서 “그것은 우리를 매우 나쁜(bad) 입장에 놓이게 하기 때문에 그들은 잘 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이 우려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 나는 그들이 서로 잘 지내지 않는 것이 걱정된다”며 “그들은 서로 잘 지내야 한다. 그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한국과 일본은 마주 앉아 서로 잘 지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모두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인 양국의 화해와 사태 해결 노력을 당부했다.

정부는 일본의 2차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 조치로 양국 간 유일한 군사분야 협정인 지소미아의 재연장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협정의 연장 시한은 오는 24일이다.

이와 관련, 8∼9일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한일 간 문제에 대한 간섭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해온 미국이 ‘지소미아 유지’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좀 더 명확히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는 한일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관여 요청이 있었다면서 한일 양쪽에서 요청이 있으면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아마도 (한일 정상) 둘 다 원하면 나는 (관여)할 것”이라며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하면 나는 거기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라건대 그들이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 7일 동북아 안정에 긴요한 한미일 3각 동맹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미국은 이 문제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우리의 두 동맹국 간의 대화를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창의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공간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한국을 수출관리 상 일반포괄허가 대상인 이른바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 경제 보복 조치에서 촉발된 한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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