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교수들이 소재·부품 기업의 ‘구원투수’로 나서기로 했고, 경북 경산에 있는 5개 대학이 뭉쳐서 기업의 기술개발과 현장 애로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앞서 서울공대와 카이스트 전 현직 교수들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로 타격을 받고 이는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는데 지역 대학들도 적극 나서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

일본의 수출 보복조치가 없어도 대학과 연구소-기업 간의 결속, 연계 강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는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지원’이니 ‘참여’니 하는 말이 오히려 새삼스러운 일이다. 그간 대학에서의 연구와 기업에서의 산업·실용화가 서로 겉돌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말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포스텍의 경우 포스코 설립과 함께 기술인재 양성으로 ‘교육보국’을 이루겠다는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의 유지에 따라 설립 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역의 미래산업이나 연구의 산업 연계 성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일본의 경제보복이 자극제가 돼 우리 산업에 직접적인 뚜렷한 공헌을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포스텍은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기존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특정 국가의 규제 분야뿐만 아니라 외국 의존율이 높은 분야까지 폭넓게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기대가 크다. 우선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소재·반도체·철강·에너지·통신·전자분야 교수 100명을 데이터베이스화한 ‘전문가 풀’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포스텍 전체 전임교수가 288명인 점을 감안 하면 교수의 3분의 1이 넘는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포스코케미칼, 효성, 삼성SDI 등 5개 기업과 산학일체연구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기업들이어서 이들 기업과는 협업체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고 한다.

경북 경산지역의 주요 5개 대학들도 기업 지원에 나서 일본 경제전쟁에 맞서는 원군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영남대학교에서 경일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등 5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단장, 기획처장 등이 기업 특별지원 전담팀을 마련하기로 다짐했다. 경산시와 대학의 산업별 주요 연구소가 주축이 된 특별전담팀은 기업의 기술개발 지원과 자문, 산학협력 공동 프로젝트 등으로 지역 기업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이들 대학과 소속 연구소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화학소재 관련 지역 산업체에 기술 자문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국내 대학과 대학교 연구소의 산업체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전화위복이 되는 고무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한일 경제전쟁이 대학의 연구 결과가 신속하게 산업화로 이어지는 결속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