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폐기물 500t 반출 고작…선별과정 더뎌 연내 처리 어려워
지역 소각장·매립장 포화 상태, 매립형 폐기물 처리방법 고민

지난 9일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방치 폐기물 선별 현장.
지난 9일 다시 찾아간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방치 폐기물(일명 의성 쓰레기산) 현장에는 35도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재활용 선별기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었다.

35도에 이르는 폭염 속에서도 선별장 작업자들은 선풍기에 의지한채 작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분리 선별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쏟아지는 폭염 속에서도 푹 눌러쓴 안전모와 함께 두꺼운 마스크 착용으로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지난 6월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현장점검 목적으로 다녀간 뒤 올 연말까지 방치된 폐기물 전량을 처리하겠다는 목표로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10여 명의 직원들이 2교대로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의성 방치 폐기물 현장은 일요일을 제외하고 1일 2교대로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매일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처리된 폐기물량은 재활용 폐기물 500t이 고작.

현재 폐기물 처리를 맡고 있는 (주)씨아이에코텍 윤현표 환경자원사업본부장은 “폐기물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장 큰 원인으로 쌓여 있는 폐기물이 각종 해양폐기물과 건설폐기물, 생활폐기물 등 악성 폐기물이 혼재돼 있어 선별과정에서 난해하고 잦은 화재 발생으로 굴착, 선별, 자원화, 감량화하는 과정이 더딘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방치된 폐기물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물을 뿌리고 있다. 매주 2~3건의 화재가 발생한다고 한다.
실제로 기자가 찾아간 9일 오후 3시께에도 방치된 폐기물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올라 호스를 통한 물 뿌리기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으며, 현장 관계자들은 “화재가 한 주에 한두 번꼴로 발생하는데 최근 고온으로 쓰레기 더미가 열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화재 발생빈도가 잦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윤 본부장은 “선별된 재활용 폐기물이 시멘트 소송로 보조 연료로 투입되는데 현재 계약된 업체가 설비 보수 기간인 관계로 가동하지 않아 반출이 되고 있지 않다”며 “8월 계약 업체가 다시 가동을 시작하면 현재 우선 미리 선별해놓은 5000t을 반출하고 남은 5만500t 역시 연내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치 폐기물에 대한 예산이 연이어 확보됐지만 처리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북도의 이번 정부 추경에서 이미 기존 확보된 24억 원에 99억5천만 원의 추가 예산이 합해져 총 123억5천만 원이 17만3000t에 이르는 의성 방치폐기물 처리에 투입된다.

그러나 앞서 업체 관계자의 말처럼 불에 타는 연료형 폐기물은 연내 처리를 예측할 수 있지만 연료가 되지 않는 가연성과 불가연성, 매립형 폐기물은 내년이 돼야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의성군 환경과 관계자는 “가연성, 불연성, 매립형 폐기물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해 가연성에 대해서는 올해 중 처리를 완료하고 불연성, 매립형 등은 올해 보관을 하고 있다가 내년도 의성군 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과 매립장 등의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의성 지역 공공매립장과 소각장의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 처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연내 선별된 폐기물의 처리 방법을 강구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 마을 입구에서 본 방치 폐기물 현장.
의성 방치 폐기물 현장 전과 후. (왼쪽은 지난 6월 21일, 오른쪽은 지난 8월 9일)
마을주민들은 겉으로 보기에 처리 전 시점과 지금의 시점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다 보니 계획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의성군 단밀면 생송2리에 살고 있는 주민 A 씨는 “아직 실감이 확연히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라도 처리가 되니 다행이다”라는 반응이면서도 “아직도 한 번씩 연기가 마을을 덮을 때가 있으니 더 빨리 처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B 씨도 “마을 자체의 흉물이 나라 망신까지 시켰다며, 방치된 폐기물 처리가 다 되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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