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국주의에 맞서 젊음을 바친 구한말 의병대장 운강 이강년 선생의 길을 되짚어보는 행사가 열렸다.

운강 이강년 의진에 참여했던 단양·제천·강원도 영월지역 의병들의 후손을 비롯해 뜻 있는 인근 시군민 70여 명이 지난 10일 ‘단양·죽령지역 전적지 답사’를 다녀왔다. 이 중 문경지역에서 4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죽령에서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과 참여했던 의병들, 이름 없이 전사한 무명 의병들에게 묵념을 올리고, 출정식을 가졌다.

최주영 운강 이강년기념사업회 이사는 “일제의 야욕이 100년이 지나도록 변치 않고 있는 이 때 운강 선생의 의로운 길을 찾아 동참해 주신 여러분들이 있어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출정식을 마친 이들 중 25명은 1907년 12월 초순, 운강 이강년 의병대장이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도솔봉, 묘적봉, 묘적령을 찾아 나섰다.

해발 1314m의 도솔봉은 696m의 죽령에서 6㎞로 영주시 풍기읍과 충북 단양군 대강면 경계에서 아래 적진을 잘 살필 수 있는 지형을 이루고 있었다.

운강의병부대는 1907년 9월 문경에서 조령, 갈평, 적성전투를 벌이고 물러나, 10월 단양, 영춘, 영월, 죽령에서 일본군과 맞서 11월까지 산악전과 유격전으로 항전했다.

그 중 죽령 매바위전투는 일본군 토벌대에 맞서 11월 2일부터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대유격전과 산악전을 벌인 것이다.

12월 일본군경의 겨울 대공습 토벌작전에 따라 이곳 도솔봉과 묘적봉 등 소백산맥을 넘나들며 삭풍과 눈보라를 헤치면서 험한 산길을 따라 야간행군을 한 곳이다.

이후 운강부대는 경기도 양주에 집결하는 전국13도창의대진의 ‘서울진공작전’에 호응하기 위해 북상하면서 12월 16일 단양 어상천 복상골전투, 12월 25일 영월 돈골전투를 거치면서 이듬해 1월 경기도 가평 화악산에 주둔했다.

이번 답사에 참가한 신영국 문경대 총장은 “오늘 죽령에서 의병 후손들이 나와 인사할 때 가슴이 뭉클했다”며, “이제까지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모두 그때 이분들의 선조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오늘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 줌으로써 후손들에게 만분의 일이라도 위안을 드린 것 같았다”고 말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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