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필터 변색"…인터넷 카페 등에 인증사진·신고 이어져
포항시, 민원접수 창구 마련…"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수질검사 의뢰"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사는 한 주민이 샤워 후 필터 색이 갈색으로 변했다며 인터넷 카페에 인증사진을 올렸다. 사진=포항중고나라 캡처

포항시 남구 일대에 ‘검붉은 수돗물’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인터넷의 포항지역 맘 카페와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는 수돗물로 색이 변한 물티슈와 수도 필터를 인증하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남구 오천읍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평소 2∼3달에 한 번씩 교체하는 샤워기 필터가 최근 들어 샤워 한 번에 갈색으로 변한다”며 “가정에서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오천 주민은 “6월 말쯤부터 수도꼭지에 연결한 필터가 반나절 만에 눈에 띌 정도로 색이 변했다”며 “수도 당국 측에서 ‘녹물은 아니다’는 답변은 들었지만 수돗물을 믿고 사용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붉은 수돗물이 나온다는 지역은 오천읍 외에도 또 있었다.

남구 해도동에 사는 한 네티즌도 “멀쩡했던 샤워기 필터가 최근 들어 샤워 1번에 갈색으로, 3번이면 검은색으로 변해 하루에 한 번씩 필터를 교체한다”며 “포항시 측에 문의해 물탱크 청소를 마쳤지만 변색 정도가 덜해졌을 뿐, 여전히 필터는 검게 물들고 있다”고 했다.

이렇듯 수돗물 필터가 검게 변한다는 신고를 한 집이 50여 가구에 달하자 포항시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포항시는 지난 10일 부시장 주재로 긴급대책 회의를 열어 민원접수 창구를 마련하고 원인을 분석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10일부터 오천읍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에 피해 접수창구를 설치하고 부영아파트 1∼5차 저수조를 청소하는 한편,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포항시 남구 오천원리 부영사랑으로 아파트 내부에 수돗물로 인한 민원접수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포항중고나라 캡처

또 근본적인 원인분석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전문교수 등으로 구성된 전문조사단을 꾸려 조사 및 결과를 도출할 방침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이나 망간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으로 유입되지만 정수과정을 거쳐 망간을 제거해 먹는 물 수질기준에 맞게 가정에 공급한다”며 “그렇더라도 극미량 망간이나 철이 포함된 수돗물이 필터를 거치면 필터가 변색하는데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항시는 지난 10일부터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 내에 피해 접수창구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11일 오전 11시 현재 34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