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이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천 받자 많은 사람들은 단지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대선후보 경쟁에서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상원의원 윌리엄 슈어드는 정치 경험도 없고, 무식한 촌뜨기 변호사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그러나 링컨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 위대한 자질을 가진 인물임을 예고했다. 국무장관 슈어드, 법무장관에 에드워드 베이츠, 재무장관 새먼 체이스는 대선후보 지명전에서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정적들이었다.

기자들이 이들을 핵심 각료로 임명한 이유를 링컨에게 물었다. “국민을 결속시키자면 공화당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이 세 사람은 공화당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국가에 봉사할 기회를 박탈할 권리가 내게 없다” 링컨의 명쾌한 대답이었다.

해군장관 기디언 엘스, 우정장관 몽고메리 블레어는 민주당 출신이었으며 전쟁장관 에드윈 스텐턴도 민주당 출신이었다. 이들 각료들은 모두 링컨보다 더 유명하고, 더 많은 교육을 받고, 공직생활 경험도 풍부했다. 그들 모두 처음엔 링컨이 경험도 없고 무식하다고 멸시했지만 위태로운 조국을 짊어지고 암울한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해 그들 모두를 이끄는 사람이 다름 아닌 링컨이란 사실을 인정하는 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느낌을 공감하며 동기와 열정을 이끌어 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링컨은 자신의 라이벌들을 한데 모아 역사상 가장 이색적인 내각을 구성, 국정에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했다.

각료 대부분은 링컨에게 충성스런 참모이자 친구가 돼 역사의 대의를 완성했다. “링컨이 국정 전반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회의적이었던 국무장관 슈어드는 곧 링컨의 뛰어난 정치적 능력을 간파, 링컨의 가장 적극적인 국정 동반자이자 조언자가 됐다. 링컨의 비범한 포용정치는 대의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원한이나 굴욕과 고통을 초월할 줄 알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 지명 등 코드만 챙기는 ‘내 마음대로 인사’를 강행, 야당으로부터 ‘신독재’ 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포용과 협치 없이 이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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