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청구권자금 바탕 1968년 첫 삽, 뛰어난 기술력·생산력 '최고 철강사' 도약

세계 최대 두께의 해양구조물용 극후물강 생산기술인 PosMC(POSCO Mega Caster)는 최고 233㎜ 두께의 후판제품이 가능한 세계 일류제품이다.
일본의 경제침략이 본격화되면서 포스코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대일청구권자금으로 설립한 뒤 일본 기술지원을 받았지만 창업 51년 만에 일본을 딛고 세계 제1의 철강사이자 철강소재 자급자족을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지난 1967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1인당 국민소득 150달러를 겨우 넘어설 만큼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 현실상 초기 건설사업비만 1억6250만 달러에 달하는 제철산업이라는 모험에 뛰어들었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산업의 쌀인 쇠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내 수공업이나 다름없는 삼화제철소 등이 전부였던 나라에서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제철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국가의 명운을 건 무모한 도전이었고, 성공하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쇳물 만드는 기술은 고사하고, 당장에 일관제철소를 지을 수 있는 기술조차 없었던 터라 임무를 부여받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비롯한 34명의 창업멤버들은 ‘제철소를 짓지 못하면 우향우해서 바다에 빠져 죽자’는 정신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영일만 백사장에 바쳤다.

1968년 첫 삽을 뜬 포항제철소는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마침내 제1 고로에서 시뻘건 쇳물이 터져 나오자 강인하기로 악명(?)높았던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창업 51년, 첫 출선 46년이 흐른 포스코는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되는 등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철강분야에 있어서만큼은 이제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자족국가를 넘어 세계 주요 철강수출국이 됐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7250만t으로 중국·인도·일본·미국에 이어 세계 5위에 올라 있으며, 철강사 순위 역시 포스코가 세계 5위, 현대제철이 세계 15위에 올라 있다.

이중 포스코는 지난해 4286만t을 생산해 일본 최대 철강사인 일본제철(4922만t)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포스코 쇳물이 쏟아지면서 우리나라 자동차와 조선, 건축 등 비약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국민 1인당 GNP 3만달러, 세계 10대 교역국으로 성장했다.

이는 1인당 철강재 평균 소비량으로 확인된다.

우리나라 1인당 철강재 평균 소비량은 지난해 기준 1047.2㎏ 세계 최대 철강소비국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2위 대만(753.5㎏)에 비해 약 300㎏·5위 일본(514.1㎏)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세계 평균소비량 216.3㎏의 5배 가까이나 된다.

무엇보다 포스코 일본법인은 지난해에만 무려 2조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기록할 만큼 철강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일본의 경제전쟁에 필적할 수 있는 힘을 갖췄다.

특히 포스코가 전략적으로 개발해 양산체제에 들어간 WTP(월드톱프리미엄)제품은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정책속에서도 세계 시장과 일본 시장에서 당당하게 독자적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이 기가스틸·포스맥·극저온용 고망간강·AHSS(Advanced High-Strength Steel)이다.

기가스틸은 1㎟ 면적당 100㎏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 강판으로,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강도가 높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벼우면서 강한 자동차 차체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포스맥은 아연·알루미늄·마그네슘을 함유한 초고내식 합금도금강판으로 기존 용융아연도금 강판에 비해 부식 내성이 5배 이상 강해 ‘녹슬지 않는 철’이라고 불며, 최근 태양광 구조물로 각광 받는다.
포스맥은 아연·알루미늄·마그네슘을 함유한 초고내식 합금도금강판으로 기존 용융아연도금 강판에 비해 부식 내성이 5배 이상 강해 ‘녹슬지 않는 철’이라고 불며, 최근 태양광 구조물로 각광받는다.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선박 LNG 탱크 및 파이프용 신소재로 영하 196°C에서도 파손되지 않고, 스테인리스강·9%니켈강 등 기존 강재보다 인성 및 인장강도 뛰어나 친환경 에너지원인 LNG 사용증가로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포스코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LNG 탱크 및 파이프용 신소재로 영하 196°C에서도 파손되지 않고, 기존 강재보다 인성 및 인장강도 뛰어나 친환경 에너지원인 LNG 사용증가로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AHSS는 기존 강재보다 더 높은 강도를 가지면서도 무게는 가벼워 차체의 안전한 경량화가 가능, 자동차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 같은 WTP제품외에도 세계 최대 두께의 해양구조물용 극후물강 생산기술인 PosMC(POSCO Mega Caster)는 최고 233㎜ 두께의 후판제품을 공급하며, 철강재에 잉크젯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킨 ‘고해상도 잉크젯프린트 강판’은 고가의 대리석 무늬까지 구현할 수 있는 ‘포스아트 마블(PosART Marble)’로 연결돼 인테리어는 물론 아웃테리어의 신세계를 열었다.

이처럼 세계 일류제품과 기술을 확보한 포스코는 일본의 경제침략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일본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의 강자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정치, 경제, 스포츠 데스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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