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9년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 참여

수술 후 일반 병실에 옮겨져 회복 중인 타비파와 그의 아버지 알라베르디씨

한국에서 6000㎞떨어진 카자흐스탄 서쪽 끝에 위치한 아티라우시에 살고 있는 타비파(Tabifa Yerzhanova)는 올해 15세 소녀이다.

타비파는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수술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소녀의 부모는 6살 때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일용직으로 월 300불 정도 수입으로 가족의 생활비에도 빠듯한 상황이었다.

또래 친구보다 말랐고 얼굴빛도 창백했던 타비파가 안동병원과 한국 보건산업진흥원, 경상북도의 도움으로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안동병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2019년 한국의료 나눔문화 확산사업’에 참여해 타비파의 심장수술을 지원했다.

타비파는 아버지 알라베르디(Allaberdi Yerzhanov)씨와 함께 지난 5일 입국했다. 이날 오후 병원에 도착한 뒤 심장MDCT, 심장초음파, 경식도심장초음파 등 기본검사와 정밀검사를 받았다.

진단결과 승모판막 패쇄 부전증으로 소녀의 상태는 심각한 상태.

승모판막 폐쇄 부전증이란 승모판막이 수축 시에 잘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 상태로 전신 쇠약감, 피로감, 운동 시 호흡 곤란,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질병이 진행하면서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거나, 폐에 물이 고이는 심부전의 증상들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치료는 심장을 열어 외과적으로 판막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성형술 또는 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암창영 안동병원 흉부외과 과장과 현대우 심장내과 과장은 타비파의 상태가 심각해 성형술보다 치환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승모판막 치환술은 승모판막 성형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이 심한 경우에 시행한다.

지난 7일 오전 9시. 타비파의 아버지 알라베르디(Allaberdi Yerzhanov)씨가 수술동의서에 서명하고 딸의 손을 꼭 잡았으며, 수술이 진행되는 7시간 동안 수술실 앞을 떠나지 않고 기도했다.

타비파의 심장수술을 집도한 안동병원 흉부외과 임창영 박사는 수술 후 “승모판막 폐쇄증의 경우 질환이 악화되면 호흡곤란 및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때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의 경우 시기가 더 늦어지기 전에 수술을 받아 당분간 치료를 지속하면 판막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소녀는 심혈관중환자실로 옮겨 집중케어를 받았다. 심장수술은 수술 후 치료과정도 중요한데 중환자 케어는 흉부외과 김정원 과장이 담당했다. 24시간 생체활력모니터, 에크모 수면치료를 지속했다.

심혈관중환자실에 2일 동안 치료를 마친 타비파는 9일 일반병실로 옮겼다.

타비파는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실제 수술을 받기 전에는 무서웠는데 이제는 기분이 좋다. 새로운 심장을 선물 받은 만큼 친구들과 뛰어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기뻐했다.

안동병원은 지난해에도 뺑소니사고로 좌절한 30대 몽골 가장에게 수술치료를 지원해 건강과 희망을 선물한 바 있다.

한편, 카자흐스탄 민영방송국 KTK TV는 타비파의 심장수술치료과정을 동행 취재해 카자흐스탄 전역에 송출하며, 아리랑 TV도 동행 촬영해 다양한 외국어로 해외에 소개할 예정이다.
 

정형기 기자
정형기 기자 jeonghk@kyongbuk.com

경북교육청, 안동지역 대학·병원, 경북도 산하기관, 영양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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