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종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
김해종 에스포항병원 신경과 진료과장

어지럼증은 두통과 더불어 신경과를 방문하는 환자가 호소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이며 증상이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심한 불안과 공포를 유발한다.

“어지럽다”라고 표현하는 증상들은 실제로 여러 가지 다양한 느낌을 포함하고 있으며 원인 또한 다양하다. 진료를 보는 의사 또한 많은 경험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진단이나 치료를 하는 데 있어 ‘어지럼’을 겪게 된다.

오랜 기간 동안 어지럼증에 대한 치료를 받았으나 낫지 않는다면 진단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어지럼증은 간단한 치료나 약물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즉각적인 치료를 놓친다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지럼증은 뇌졸중, 소뇌병변, 청신경종양, 내이질환, 중이염의 합병증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갑상선 질환, 빈혈 등 다양한 내과 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어지럼증의 1년 유병률은 20명 중 1명으로 보고될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병률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지럼증이 재발한 환자들의 약 80%가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일상생활의 활동도가 저하되는 등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것을 경험했다.

이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어지럼증 환자들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진료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례 1. 당뇨의 기왕력이 있는 57세 남성이 아침에 갑자기 발생한 회전성 어지럼, 구토증과 불안한 자세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

어지럼증은 환자의 자세와 상관없이 지속 됐고 심한 자세 불안으로 혼자 서 있기가 어려웠다.

이명 현상이나 청력 문제는 없었으나, 후두부에 경미한 두통을 호소했다.

신경학적 진찰 및 최신 영상 장비를 이용한 MRI 촬영을 한 결과, 환자는 급성기 소뇌경색(뇌졸중)으로 진단받았다.

혈전용해제를 투여하고 아무런 후유증 없이 보름 만에 퇴원했는데, 즉각적인 진료가 없었다면 영구적인 보행 장애나 언어 장애 등이 발생했을 수 있다.

사례 2.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44세 여성이 자리에 눕거나 일어나 앉을 때 침대가 뒤집히는 듯한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발생해 3시간 만에 병원을 찾았다.

어지럼증은 한번 발생하면 20∼30초 정도 지속 됐으며, 눕거나 우측으로 돌아누울 때 심해지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호전돼는 모습을 보였다.

이 환자는 어지럼증 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돌발체위현훈(이석증)’으로 진단받았고, 이석정복술을 통해 회복한 뒤 귀가했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어지럼증을 즉각적으로 회복한 경우라 하겠다.

이처럼 어지럼증 환자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어지럽다고 표현하는 증상에 대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빈혈, 심장 이상, 혈당 이상 등의 원인을 배제하고 말초성 전정기관, 즉 귀의 문제인지 중추신경계의 장애인지를 감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면 어지럼증 검사실을 운영하며 최신 비디오안진 검사장비 및 자율신경 검사장비, 3.0T 고화질 자기공명영상(MRI), 뇌혈류 초음파 검사 등의 정밀진단을 통해 어지럼증의 원인 및 뇌졸중 여부, 뇌혈류 상태 평가를 통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에 내원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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