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첫차 금호서 오전 5시 34분 출발 하루 20여 회 운행
지하철·기차 연계 이용 편리…교통카드 사용해야 요금 할인

화산면에 사는 이충곤씨 부부가 808번 환승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55번, 555번 시내버스가 환승이 안 돼 불편했는데 이번에 영천·대구·경산시가 한마음으로 한뜻으로 환승체계를 만들어줘 고맙다”

금호읍에서 대구로 병원을 다니는 어르신, 대구에서 하양에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경산에서 금호로 출근하는 주부 등 3개 지역을 오가는 모든 시민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다.

영천~대구~경산 대중교통 광역 환승이 13일 오늘부터 첫 운행에 나섰다.

아직 시범 운행 단계이지만 새벽 6시 환승버스인 808번 출발지이며 종착지인 금호읍 냉천리를 찾았다.

이곳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임종숙(65)씨는 “어르신들이 대구 병원 가기 위해 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그동안 환승이 안 돼 불편했다”며 “이제는 버스 환승이 시행돼 병원 다니는 어르신들 한 테 편하게 됐다”고 말했다.

6시 25분에 출발하는 박홍열(58) 운전기사는 “10년째 808번 버스를 운전하고 있는데 그동안 지역 주민들을 소화 다 못해 손님들에게 미안했다”며 “이번에 환승이 되면서 손님들의 대기 시간도 줄어들고 요금도 아낄 수 있어 주민들한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첫차는 금호에서 5시 34분에 출발해 하루 20여 회 운행하며 배차간격은 10분으로 하양 시내를 거쳐 대구 칠성시장, 대구역, 서문시장, 구남보건고등학교를 돌아온다.

808번 버스를 타기 위해 화산면에서 왔다는 이충곤(66) 씨는 “대구 병원을 다니기 위해서 2009년부터 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번 시내버스 환승으로 우리 같은 농촌 사람들은 여기서 바로 타고 나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랜만에 시내버스를 타 봤다.

교통카드(1250원)가 없어 현금으로 1400원을 내고 시내버스에 몸을 싣고 달렸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창가로 도로가 풍경을 둘러보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고 달리는 기분도 꽤 괜찮다.

영천~대구 환승버스인 808번 시내버스를 타는 시민들.

매일 버스를 타고 하양에 일하러 가신다는 할머니, 엄마 손을 잡고 버스를 타는 아이, 대구에 친구 만나러 간다는 젊은 친구 등 각양각색의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30여분을 달려 대구혁신도시 숙천초교에 도착해 다시 영천으로 되돌아오는 808번을 타 봤다.

돌아오는 이 버스에는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대학생들이 많이 탔다.

이 학생들은 하양에 있는 대구대, 호산대, 대가대 등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학생들로 대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한 학생은 “이번 시내버스 환승으로 차비도 아끼고 대기시간도 절약해서 좋다”며 환승을 반겼다.

또 경산시 진량에 산다는 한 30대 여성은 “평소 금호읍에 볼일이 있어 가면 하양에서 갈아타는 등 차비가 중복으로 들었다”면서 “대구·경산·영천이 시내버스 환승제도를 만들어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22년째 시내버스를 운전하고 있다는 김성현 기사는 “이번 시내버스 환승으로 젊은 사람들이 지하철, 기차 등을 이용하는데 많이 편리해졌다”며 특히 “출근 시간 55번과 555번 환승 시간이 맞춰져 승객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또 “현금 탑승 시 환승이 안된다”며 교통카드 사용을 당부하는 한편 “버스를 자주 이용 안하는 승객들은 신용카드에 후불교통카드를 신청하면 전국 어디서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영천시는 이날 최기문 시장, 이만희 국회의원, 박종운 시의장 및 시·도의원, 기관단체장,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영천~대구~경산 대중교통 광역 환승을 축하하는 시연회를 가졌다.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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