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42만여명 비해 19% 그쳐
포항 불빛축제 개최 시기 변경, 냉수대·피서형태 변화 등이 원인

포항시 북구 칠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경북일보DB
올해 여름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가 지난해에 비해 뚝 떨어졌다.

매년 여름에 개최했던 포항 국제불빛축제가 올해부터 봄으로 변경되는 등 변수가 있다지만, 여름 대표 피서지로 손꼽히던 해수욕장에 변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동해안 4개 시·군 25개 지정 해수욕장에 올해 개장부터 11일 현재까지 방문객은 84만4078명. 지난해 같은 기간 기준 442만5384명에 비교해 19%에 불과하다.

경북동해안 해수욕장들은 오는 18일 일제히 폐장하는데, 이때까지 방문객을 모두 더한다 해도 100만 명 남짓일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 전체 방문객 499만1743명의 20% 내외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앞서 지난 2017년도에는 총 524만7501명이 경북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았었다.

방문객 급감 원인 중 가장 먼저 포항 불빛축제 시기 변경이 꼽힌다.
2019년 해수욕장 이용객 현황
매년 7월 말~8월 초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개최돼 100만~200만 명이 이르는 관광객·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올해부터 개최 시기를 변경해 개장 시기 이전인 5월 말~6월 초에 형산강 둔치에서 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일 기준 240만 명이 찾은 영일대해수욕장 이용객은 4만6000명으로 쪼글어 들었다.

또 영덕 고래불도 22만4230명으로 지난해 26만3030명의 85%, 울진 망양정도 1만6110명으로 지난해 2만3404명의 69% 등 울진·영덕·울진 대다수 해수욕장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었다.

다만 경주의 경우 오류 고아라가 7만9650명으로 지난해 4만50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느는 등 5개 해수욕장이 골고루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19만 명 보다 54%증가한 29만5000여 명이 찾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2017년 전체 55만 명이 폭염 등 원인으로 지난해 반 토막 난 것에 비해 회복세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해수욕장 이용객 급감과 관련,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해수욕장 개장 기간이 줄었고 냉수대 출현 및 7월 한 달 중 절반가량이 비가 왔었다”며 “이와 함께 워터파크와 호캉스(호텔 바강스) 선호 피서 행태 변화 등 복합적 원인의 직격탄을 맞은 거 같다”고 밝혔다.

월포해수욕장 상인회 관계자는 “해수욕장에 사소한 하나부터 열까지 미리 준비해 와 잠시 들렀다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횟집 등이 경제적 낙수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와 소비 양극화까지 겹쳐 민박·펜션 이용 또한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자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들도 후릿그물·조개잡이 체험 등 지역 전통과 특성에 맞춘 피서객 몰이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부산과 속초 등에서는 해수욕장 야간 개장도 시도했다.

포항 시민 심모(39)씨는 “바가지 횡포에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국내 해수욕장을 갈 할 바에 그 돈으로 아예 텐트를 사서 캠핑을 즐기거나 동남아 등 해외로 맘 편히 여행 가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바로 앞에 이익만 생각하는 좁은 시각의 상인이 바뀌지 않고 차별화된 해수욕장 관광 아이템을 만들지 않는다면 ‘해수욕장 패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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