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44일째…김태년 원장 "대화로 풀려는 것"

영남대학교의료원이 13일 의료대학 1층 교수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태년 의료원장(가운데)이 고공농성 사태에 대한 입장과 노동 당국의 사적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재용 기자
영남대학교의료원(이하 의료원)이 고공농성 사태가 불거진 과거 해고자의 복직문제에 대해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정당한 해고라는 대법원의 판결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 각종 법률적인 검토를 거쳤음에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대구지방노동청이 제안한 ‘제3자 사적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결과를 수용할 방침을 내세웠다.

김태년 의료원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3년 동안 역대 의료원장 모두 해고자 복직 요구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의료원 규정과 관련 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직 복직에는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판단이 있어야 한다”며 “오히려 방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고 노조에도 말했는데, 노조도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고자 복직 형태를 신규·특별채용으로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료원 규정을 변경하면 가능할 수 있지만, 사회통념과 대치되는 규정변경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별채용 또한 의료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노조와 사측, 노동 당국의 사적조정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법과 의료원 규정 테두리를 벗어나더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수용할 뜻도 내비쳤다.

결국, 해고자 복직을 둘러싼 의료원 노사갈등의 해결책은 노동 당국이 개입한 사적조정뿐인 셈이다.

그는 “노동청에서 제안한 사적제도는 현재 의료원 노사 쟁의기간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으로 법적 근거는 없다”면서도 “의료원이 어떻게든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사적조정을 수용하고 대화로 풀어나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사적조정위원으로 생각하는 인물도 만나지 않고 있다”며 “노사와 노동청이 모여 사적조정 준비를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원 간호사로 근무했던 박문진(56·여)씨와 송영숙(42·여)씨는 지난 13년 동안 의료원 측에 복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고 지난달 1일 병원 옥상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13일 현재 농성 44일째를 맞았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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