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종료시 발사 중단’ 김정은 친서 공개 5일만
美조야서 "트럼프 의미축소가 北 미사일발사 묵인·지렛대 키워줘" 지적도

미국은 15일(현지시간)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발 발사한 데 대해 ‘미사일’로 규정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이번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0일 트위터를 통해 ‘한미군사훈련이 종료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중단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공개한 지 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직접 ‘한미훈련 종료 시 시험 발사 중단’ 입장을 밝힌 만큼, 트럼프 행정부는 원론적 입장을 보이며 일단 차분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의미 축소’가 북한의 발사를 ‘묵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미 조야 등에서 제기됐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미 정부의 입장을 묻는 뉴스의 서면질의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의 동맹인 한국, 일본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반응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북한의 발사 때와 같은 것이다.

북한은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를 2회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지난 10일 이후 엿새만으로 지난달 25일부터 따지면 3주 사이 모두 6차례 발사했다. 지난 5월 초 두 차례를 포함해 올해 들어 8번째다.

외신들은 이번 발사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 대화 교착과 관련,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하고 북측이 이를 비난한 가운데 이뤄진 점도 거론했다.

다만 북한의 추가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공개했을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고돼온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바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친서를 통해 한미훈련이 끝나는 대로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사과’를 했으며 “훈련이 종료될 때 이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훈련이 종료되기 전에는 북한이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읽힐 수 있는 것이다. 앞서 한미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흘간 일정으로 지휘소 본훈련을 진행한다고 합참이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친서의 많은 부분은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에 대해 불평하는 내용이었다”고 언급,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미훈련에 대한 대응 차원이며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AP통신은 북한의 계속된 발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미 축소가 실무협상을 앞두고 지렛대 강화를 추구하고 있는 북한에 시험 발사 활동을 강화할 공간을 마련해준 셈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발사가 광복절 다음 날 이뤄졌다면서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문 대통령 경축사 비난을 거론한 뒤 “지난 몇 주간 북한은 한국과 일본의 도시들을 파괴할 수 있는, 점점 더 정교하고 추적하기 힘든 미사일 시스템을 시험 발사 해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이 이달 하순 끝나면 관계는 개선될 것이라며 이들 시험 발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고 비판했다.

CNBC 방송은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북한이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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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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