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국밥·수제떡·보리밥·손칼국수·통닭, 5味 맛보고 가세요

명실상주 중앙시장.

상주 중앙시장은 풍요의 도시 상주에서도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조선시대부터 있던 상주 읍내장이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는 곳이다.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바둑판 모양으로 건물들의 배치를 잘 정비해두었으며, 비가림 시설과 고객 쉼터 등을 만들어 방문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은 총 16개의 동이 배열되어 있으며, 이곳에 들어선 상점은 150개가 넘는다. 상설시장에 오일장이 겹치는 날이면 각종 노점들이 들어서면서 시장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더욱 풍성해진다. 장날은 매월 끝자리 2일, 7일이다.

명실상주 중앙시장 풍경.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려왔다. 삼백은 상주의 주 특산품인 3가지 품목을 말하는데, 쌀과 누에고치, 곶감을 지칭한다. 특히나 곶감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특산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주 곶감’은 단어 그 자체가 고유명사화 되어 있을 정도로 인지도 또한 높다. 시장 내에서도 곶감을 활용한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많아서 상주 시장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잘 구축해놓았다.

명실상주 중앙시장 풍경.

알려진 것과 실제가 똑같다는 뜻을 가진 ‘명실상부’의 한자성어에 ‘상주’를 결합하여 ‘명실상주 중앙시장’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입소문만큼이나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방문해보면 다양한 먹거리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명실상주 중앙시장 풍경.

상주 중앙시장의 캐릭터는 ‘삼백이’와 ‘명실이’로 이름 지어진 호랑이 커플이다. 시장의 공식 홈페이지의 소개로는 풍요로운 삶의 수호자인 백호를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데, 때마침 어느 전래동화에서 곶감이 무서워 도망을 쳤다는 동물이 바로 호랑이이기도 하여 캐릭터에 딱 들어맞는 동물이기도 하다.

고려분식

상주 중앙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단연 ‘고려분식’이다. 올해 초에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소개가 되면서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1981년부터 영업을 시작하여 거의 40년 가까이 만두를 빚어오고 있는 집이다. 11시 반부터 운영을 시작하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시 참고해야겠다. 미처 점심시간을 피하지 못하고 방문하긴 했지만 역시나 빈자리는 없고 약간의 웨이팅을 감수해야 했다. 가게 한편에서는 한 명의 직원이 열심히 만두를 빚고 있어서 이곳 만두는 수제가 맞음을 눈앞에서 보여준다.

고려분식 수제군만두

고려분식의 주 종목은 김밥과 쫄면, 만두와 돈가스 등이다. 특히나 수제군만두와 땡초김밥이 방송에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실제 매장 내 손님들은 수제군만두는 기본으로 주문하고, 쫄면 또는 돈가스를 주로 먹고 있었다. 한입 베어 물면 고소한 기름향이 입안에 퍼지는 군만두에는 역시나 새콤달콤한 쫄면이 앙상블을 이루리라. 군만두는 구웠다기보다 거의 튀긴 것 같은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주 바삭하다. 군만두를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는 노란 단무지를 고춧가루를 듬뿍 풀어놓은 간장에 푹 찍어서 만두와 함께 먹는 방법이다. 영천에서 유명한 삼송꾼만두의 스타일이 그렇다. 아무튼 손님이 많으니 직원도 많고 회전율도 빠르다. 해서 식재료들이 신선하니 또 음식도 맛있어지는 선순환을 하고 있다.

명실상주 중앙시장 풍경.

상주시장 상인회에서는 시장을 대표하는 먹거리 5가지를 추려, ‘상주중앙시장의 5미’를 제시한다. 돼지국밥과 수제떡, 보리밥과 손칼국수 그리고 통닭이다. 그와 더불어 상주시장의 수많은 가게 가운데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대표상품을 발굴하여 디자인을 입히고 콘텐츠화시킨 가게들이 있는데 바로 ‘핵점포지정업체’이다. 2018년 상주중앙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단에서 대표 업체를 선정을 하여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게 선정이 된 핵점포는 참좋은식당, 시장통옛날국수, 동신통닭이다. 세 곳의 공통점은 주메뉴에 ‘곶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중 참좋은식당은 곶감으로 만든 돈가스가 유명한 곳이었는데 사장이 바뀌면서 더 이상 돈가스 메뉴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여 아쉬움을 남겼다.

시장통옛날국수 곶감칼국수.

시장통옛날국수는 2대에 이어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칼국수와 콩국수, 팥죽 및 수제비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여름 특미로 냉면과 막국수도 팔고 있다. 한여름에는 다소 버겁겠지만 이곳에 오면 트레이드마크이자 제일 유명한 메뉴인 곶감얼큰칼국수를 먹어줘야 한다. 육개장 맛이 나는 얼큰한 국물에 칼국수를 풀어 넣고, 큼지막한 왕만두를 하나 올려두었다. 이 메뉴의 특이점은 이름처럼 곶감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곶감은 전체적인 맛에는 큰 관여를 하지 않는 듯하다. 다만 얼큰한 맛의 사이사이에 달콤한 맛과 쫀득한 식감을 보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양도 많아서 한 끼의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동신통닭

국숫집 앞에는 닭전골목이 있다. 이곳에 동신통닭과 청리통닭이 인접하고 있는데 두 집 모두 인기가 많은 집이다. ‘핵점포’로 지정된 동신통닭은 곶감을 넣은 치킨이 유명하다.

동신통닭 3색치킨

후라이드, 양념, 간장 치킨을 각각 판매하기도 하지만 한 마리로 3가지를 만들어주는 ‘삼색치킨’이 유명하다. 치킨을 주문하면 냉장닭 한 마리를 꺼내 즉석해서 먹기 좋게 자르고, 눈앞에서 바로 튀겨낸다.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을 3등분 하여 각각 양념을 하여 내어준다. 특히 양념 소스에는 곶감을 갈아 넣어서 쫀득하고 달달한 맛이 특징이다.

대월떡집

대월떡집도 이곳에 오면 꼭 가보아야 할 명소로 손꼽힌다. 특히나 곶감을 넣은 꿀떡이 SNS 등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마침 방문한 날에는 꿀떡이 없었다. 그래도 형형색색 다양한 종류의 떡들이 전시되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명실상주 중앙시장 풍경.

영남의 젖줄기인 낙동강이 굽이치며 상주시내를 관통하고 있어서 그 주변에 관광지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 경천대 관광지에서는 상주의 너른 평야와 낙동강 강줄기를 굽어내려다 볼 수 있고, 강 한가운데에 만들어진 경천섬은 공원화시켜 산책하기 아주 좋은 곳이다. 그 주변으로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상주자전거박물관 등도 멋진 볼거리로 무장하고 있다. 그 외에 속리산과 갑장산, 나각산, 노음산, 성주봉 등 굴지의 명산들이 상주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강이면 강, 산이면 산, 그리고 너른 평야를 가진 천혜의 도시 상주를 들러본다면 이곳의 최대 시장인 중앙시장의 먹거리도 경험해보아야 할 것이다. 이재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재락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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