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구룡포·호미곶 양식장 4곳서 넙치 등 2만5000마리 폐사
市, 국립수산과학원에 조사 의뢰

15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넙치양식장에서 광어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양식장 직원들이 떼죽음 당한 넙치를 상자에 담고 있다.경북일보DB

동해안 일원에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돼 포항 지역 양식장에서 수온이 높아지면서 물고기가 떼죽음하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15일부터 이날까지 4일간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호미곶면 양식장 4곳에서 넙치 1만2118마리, 강도다리 1만2833마리 등 물고기 2만4951마리가 폐사했다.

폐사는 15일 4500마리, 16일 7635마리, 17일 8543마리로 꾸준히 늘다가 18일에는 4273마리로 한풀 꺾여 진정세를 보였다.

한때 28도를 웃돌던 포항 구룡포읍 석병리 표층 수온은 19일 오후 1시 현재 27.5도를 기록했다. 포항 구룡포 하정 26.2℃, 월포 25.1℃다.

시는 양식장들이 현대화시설사업(저층해수공급사업)으로 수온이 표층보다 훨씬 낮은 수심 15m 저층에 인입관을 설치해 해수를 끌어들여 평소 16∼17℃ 수온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태풍으로 고온 표층수와 저층수가 뒤섞여 수온이 급격히 상승한 저층수를 유입해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는 국립수산과학원에 정확한 폐사 원인 조사를 맡겼다.

한편 시는 매년 반복되는 고수온에 대비해 1억5200만 원을 미리 확보해 액화 산소 200t, 순환펌프 321대, 얼음 5334개(개당 135㎏)를 지원했다.

또 수산재해예방 및 방제비 1억2300만 원으로 얼음과 액화 산소 등을 추가 지원해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지난 16일 피해 발생 양식장을 찾아 어업인을 격려하고 고수온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편 경북에서는 양식장 87곳에서 어패류 1338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중 포항에는 양식장 62곳(48㏊)에 983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대부분 넙치, 강도다리, 우럭 등 고수온에 약한 품종이 많아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앞서 지난해도 경북 동해안에는 고수온 현상으로 포항·영덕 등 양식장 43곳에서 어류 80만5000여 마리가 폐사하는 등 2016년부터 4년째 매년 고수온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각 시·군과 어업기술센터 등과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피해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또 어민들에게 각종 장비와 액화 산소, 순환 펌프, 얼음 등을 먼저 지원하고 나중에 정산하는 체계를 운영할 방침이다.

포항 호미곶의 한 강도다리 양식장 대표는 “조심스럽고 개인적인 예측이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온이 높지 않고, 수년간 겪은 고수온의 학습 효과로 어민과 당국의 대처가 빨라 조기에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태풍으로 저층수와 표층수가 섞이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올해 발생하는 등 전망을 낙관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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