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불매운동' 아닌 그냥 안가는 것"
"거창한 '불매운동' 아닌 그냥 안가는 것"
  • 김현목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8일 19시 41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19일 월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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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제품이란 인식 없이 사용했으나 이젠 한번 더 생각하고 구매
생활화 되면 다시 찾지 않을 것
최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등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되고 일본 쪽에서 극단적인 발언이 들려오면서 17일 대구 수성구 두산동 한 일본식 술집 입구에 일본술, 음료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 술집은 일본 술은 물론이고 음료도 롯데 제품(칠성사이다)을 빼고 코카콜라 제품(스프라이트)을 진열 해놓았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거창하게 ‘불매운동 참가’이런게 아니라 그냥 가지 않는다.”

최근 결혼한 A씨(35·여)는 신혼집 생필품과 남편 옷가지를 구매하면서 일본제품을 다수 이용했다.

몇 달 전만 해도 일본제품이라는 인식 자체가 떨어졌고 다들 많이 샀던 만큼 이렇다 할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등의 경제 보복이 본격화되고 일본 쪽에서 극단적인 발언이 들려오면서 상황이 변했다.

그동안은 관성적으로 물품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한번 생각하고 구매하고 있다.

A씨는 “큰 의미를 부여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고 주위를 봐도 그냥 사지 않는다”며 “생활화되고 있으며 멀어지면 굳이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시작된 일본제품불매운동이 일상 생활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대구 한 유니클로 매장은 손님들의 발길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넓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도 한눈에 보일 만큼 몇 대 없었다.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일상적인 것처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손님이 줄어들었고 매출과 현 상황 등의 물음에는 답할 수 없다고 정중하게 거부했다.

일본 기업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빗고 있는 생필품 판매 업체 다이소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지만 여파가 빗겨가지는 않았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일본 기업이 아니라고 알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제외하고 이 곳 종업원 역시 말을 아꼈다.

다이소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일본 기업이라고 보기 애매한 부분도 있고 한곳에 생필품이 모여있다 보니 찾게 됐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시민은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유니클로 제품은 사지 않지만 1000원짜리 제품 까지 민감할 필요가 있겠나”라면서도 “국내 마트에 유사한 제품이 있는지 살펴보게 되고 점차 멀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일본식 선술집도 일본색 빼기에 한창이다.

가게 앞에 일본 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걸고 ‘사케’ 등 일본 술 자체를 매장에서 치웠다.

그 자리에 국내산 청주를 대신 넣었다.

창업한 지 한달정도 됐다는 수성구 두류동 ‘ㄴ’ 선술집 사장은 사이다까지 전부 바꿨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이 선술집 앞에서는 일본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중구의 한 일본식 선술집 사장 B씨는 애초에 일본 술이 그렇게 인기가 없어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제일 싼게 2만5000원인데 소주 4~5병 가격과 비슷하고 맥주도 다른 나라 맥주와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제고 자체가 많이 없고 소량으로 남아있던 일본 술도 매장에서 치웠다.

기존에도 잘 팔리지 않았고 일본 술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뿌리내려졌는데 현수막까지 할 필요가 있을지 고민 중이다.

B씨는 “몇 달 전에는 소수 일본 술을 찾는 손님이 있었지만 그 손님들도 지금은 국산 청주를 마신다”며 “한번 입맛이 바뀌면 다시 찾기 쉽지 않아 일본 술을 다시 비치할 이유가 별로 없다”고 자연스러운 퇴출을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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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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