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 ‘에어 포스 원(Air Force One)’은 용기있는 대통령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의 첫 자막과 마지막 자막에 ‘용기있는 자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글귀가 나온다. ‘고르바초프는 자본주의 냄새가 나는 월스트리트인데 옐친은 변두리 달동네 사람들이 거니는 메인스트리트 같다’ 닉슨이 모스크바를 방문 후 옐친에 대한 평가다.

평소 ‘얼간이(booby)’정도로 여겼던 닉슨은 옐친을 만나본 후 옐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옐친은 공작과 권력투쟁이 난무하는 소련 정치풍토서 대중의 지지로 입신한 대중정치가다. 옐친은 대통령이 되기 전 반(反)고르바초프 쿠데타군이 탱크로 모스크바에 진입하자 단신으로 탱크 위에 올라가 “물러가라” 외치며 100만 군중을 향해 단결과 저항을 절규했다. 모스크바 도심에 있는 의회가 쿠데타군의 탱크와 장갑차에 의해 포위되어 있는 가운데 옐친의 담대한 행동은 목숨을 건 용기를 가진 정치가가 아니면 감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결단이었다.

옐친이 대통령선거에서 7천만 유권자의 60% 지지로 당선 선거혁명을 이룩한 것은 국민들에게 용기 있는 정치인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정치가가 역사의 주역으로 부상하려면 때로는 과감하고 대담해야 한다. 용기는 과감하고 대담한 행동에서 나온다. 소심한 정치가는 자신이 나아가는 길에 스스로 장애물을 쌓는 경우가 많다. 반면 대담한 정치가는 쌓여있는 장애물을 걷어치우고 돌진한다. 대담한 정치가는 국민들로 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지만 소심한 정치가는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정치가로 대성하려면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는 과단성과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대세론까지 치닫던 황교안 한국당대표의 정치행보가 국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정치력과 내공도 없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도중하차 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때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서 10%대로 급락한 것은 야당대표로서의 단호한 결단력과 정확한 판단력 그리고 불퇴전의 과감한 용기를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야당의 위상을 부각 시킬 수 있는 호재가 쏟아지는데도 황교안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