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동에 소외계층 어르신위해 손수 만든 고추장 45통 기탁

쌍계동에 사는 김광숙씨가 고추장 45통을 서부동에 기탁했다.
쌍계동에 사는 김광숙씨가 고추장 45통을 서부동에 기탁했다.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엄마 손맛’ 고추장이지만, 사랑을 전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영천시 쌍계동에 사는 김광숙씨(69)는 저소득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달라며 손수 만든 고추장 45통을 19일 서부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했다.

어느 날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어르신들이 고추장이 없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로 나눠 먹기 위해 시작한 김 할머니의 고추장 기부는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더욱 특별한 것은 김 할머니가 고추 모종 심기부터 손수 키워 말리고 정성가득 담은 고추장이라는 점이다.

남편 최영구(73)씨와 함께 봄이면 밭에 고추를 직접 심고, 무더운 여름동안 농사를 지어, 이맘때면 손수 고추를 따 말리고 방앗간에서 찧어, 엿 등 여러 가지 재료로 몇 날 며칠을 땀 흘린 결과물이다.

노동력과 정성이 많이 가는 고추장을 만드는 김 할머니는 “한 번 시작한 거 안 하면 찝찝하고 또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생각해 무덥고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 할머니는 고추장 봉사 뿐 아니라 여성자원봉사단 및 재난안전지킴이, 수지침봉사단 등 여러 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를 몸소 실천하는 진정한 자원봉사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조규성 영천시자원봉사센터 팀장에 따르면 “김광숙씨는 자원봉사 활동시간이 인증된 2003년부터 현재까지 1466건에 5826시간을 자원봉사한 영천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봉사를 일상생활처럼 하시는 분이다”고 칭찬했다.

특히 김 할머니는 장날 어르신 장바구니 들어드리기, 밑반찬 지원 및 배달, 경로잔치, 장애인복지관 지원, 환경정화 활동, 무료 급식 봉사, 포항지진구호 등 봉사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열혈 봉사자라는 것.

김광숙 할머니는 “예전에 집에만 있다가 20여 년 전부터 봉사를 시작했는데 봉사와 행복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고 기쁨이 넘치는 마법의 샘인 것 같다”며 “내 몸이 허락하고 힘 닿는데 까지 고추장을 담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살고 싶다”고 밝은 미소와 함께 기부 소감을 밝혔다. .
 

권오석 기자
권오석 기자 osk@kyongbuk.com

영천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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