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개념 광범위…학교 차원의 해결·관계회복 방해
'학교폭력' 개념 광범위…학교 차원의 해결·관계회복 방해
  • 배준수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9일 20시 1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0일 화요일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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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학교폭력 예방·대책업무 관련 컨퍼런스
단 한번의 험담도 학폭으로 규정, 피해-가해 학생 간 분쟁 심화돼
고의성 짙을 시 엄격한 처분 필요
19일 오전 대구 법원 신별관 5층 대강당에서 ‘2019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업무 관련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는 (왼쪽부터) 이원관 대구학교폭력 대책지역위원회 부위원장, 김웅수 판사, 공두현 판사, 박만호 부장판사, 우혜정 변호사, 조용득 대구시교육청 생활교육담당 장학관, 배준수 경북일보 기자가 지정토론 패널로 참석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학교폭력’을 정의하는 개념이 광범위한 데다 사소한 분쟁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처리하도록 규정한 현행 학교폭력예방법 아래에서는 학교공동체 차원의 피해·가해 학생의 관계회복과 분쟁해결이 매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지법이 19일 오전 마련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업무 관련 컨퍼런스’에서 지정토론 패널로 참가한 조용득 대구시교육청 생활교육담당 장학관은 “학교폭력의 범주가 너무 넓어서 단 한 차례 험담도 학교폭력으로 규정되는 상황”이라면서 “학교장이나 교사가 화해를 위한 교육적 해결의 방법을 택할 경우 학교폭력에 대한 축소·은폐 시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교우갈등과 범죄형 폭력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8월 2일 개정안에 따라 9월부터 학교장 재량으로 자체 해결하도록 한 규정도 매우 제한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산의 초등학교 교사 또한 “단순하게 친구를 째려본 사안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으로 간주해 진술서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면서 “학생들 간에 원만한 해결을 위해 지도하거나 상담하는 행위조차도 은폐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어 교사들의 발이 묶여 있는 셈”이라고 호소했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역할 및 한계’를 주제로 발표한 우혜정 변호사도 “최근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은 기존 지침에 머물렀던 학교자체해결제도가 법률로 규정했다는 부분에서는 의미가 크다”면서도 “경미한 사안에 대한 학교장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고, 학교장의 재량권도 4가지 조건에 제한돼 있어서 학생 간 관계회복과 분쟁해결을 담보한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분쟁해결을 위한 회복적 사법의 역할’을 발표한 공두현 대구지법 제2행정부 판사는 “학교폭력 개념을 축소해석하는 경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필요적 개최로 이어지는 과정이 시작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학교폭력이 정의는 학교공동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유형을 망라하면서 그 정도에 차이를 두고 있지 않아서 축소해석만으로는 일정한 사건의 신고의무, 통보의무, 자치위의 필요적 개최 등의 절차를 면제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공 판사는 “학교폭력예방법을 통한 엄벌로 경감식을 줘서 학교폭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분명히 나타나지만, 회복적 생활교육 등과 같이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주변 학생들 사이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는 문화를 확산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토론패널로 참석한 경북일보 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의 조치를 받고 소년법에 따른 형사 절차까지 진행된 경우 자치위의 조치를 상당한 정도로 감안하는 규정이 없어 ‘과도한 절차에 의한 이익침해’ 부분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원관 대구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 부위원장은 “실제 조정기능이 매우 취약한 화해분쟁조정위원회를 적극 활용해야 하고, 고의성이 짙거나 재범 가능성이 높은 학교폭력 사건의 경우 관계회복 보다는 무관용 원칙의 엄격한 처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번 행사를 마련한 손봉기 대구지법원장은 “최근 학교폭력 사건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피해·가해 학생 간 분쟁 양상도 매우 심화 돼 행정소송으로까지 이어지는 빈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한 해결 방법을 논의하는 값진 시간이었다”며 “대구지법이 처음으로 마련한 학교폭력 관련 컨퍼런스가 미래 주역인 학생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건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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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배준수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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