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대구 이월드 알바생 사고는 결국 인재
[뉴스분석] 대구 이월드 알바생 사고는 결국 인재
  • 전재용 기자
  • 승인 2019년 08월 19일 20시 18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0일 화요일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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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에 조작 맡기고 안전불감증은 관행
19일 오후 대구 달서구 이월드에서 경찰들이 사고 현장 감식을 위해 놀이기구 입구에 폴리스 라인을 치고 통제를 하고 있다. 지난 16일 이월드에서 놀이기구를 운용하던 아르바이트생이 다리가 절단돼는 사고가 발새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이월드 놀이기구 ‘허리케인’에서 근무하던 20대 남성의 실족 사고가 안전 불감증에 따른 인재(人災)로 추정되면서 정확한 사고원인과 책임소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책임소재를 가리기에 앞서 사고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기계적 결함을 확인하고자 19일 달서구 두류동 이월드 사고 현장을 찾았다. 2시간여 동안 현장감식을 진행한 성서경찰서는 기계가 정상적으로 출발하고 급정지를 할 수 있는 성능 등을 조사했고, 다음 주 중으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계적 결함 외 추정되는 사고 원인 모두 ‘인재’.

경찰의 현장감식에서 기계적 결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남은 사고원인은 인재다. 특히 놀이기구 근무자들 사이에서 이뤄지던 일종의 ‘관행’이 인명피해로 이어졌다는 지적에 무게가 쏠린다.

아르바이트생 A씨(22)는 지난 16일 오후 허리케인 총 6칸(정원 24명) 중에서 마지막 칸과 뒷바퀴 사이 작은 공간에 서 있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마지막 탑승객까지 안전바 착용 여부를 확인한 A씨가 허리케인이 저속으로 출발하면 탑승장 부근에서 뛰어내리는 업무상 관행을 벌이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경찰의 현장감식에서도 한 관계자가 운행을 중단한 허리케인 뒤쪽으로 걸어가 사고가 발생한 마지막 칸과 뒷바퀴 사이 작은 공간에 서서 A씨의 사고를 가늠해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다만, 경찰은 관행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면서도 19일 현재 확인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평소 A씨는 홀로 놀이기구를 운행해왔고, 사고 당시에는 B씨가 A씨와 근무를 교대하던 시간대에 일시적으로 함께 놀이기구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사고 당시 허리케인을 운행한 아르바이트생 B씨의 과실과 정규직 직원의 부재 또한 직·간접적인 사고원인으로 추정된다. A씨의 업무상 부주의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비롯해 이월드 관계자들의 업무상 과실치상 여부 등 책임소재를 가릴 예정이다.

△성실한 청년의 안타까운 사고…‘동정론’ 일어.

A씨는 사고를 겪으면서 오른쪽 무릎 아래가 절단됐다. 접합수술 전문병원으로 옮겨져 한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의료진은 접합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절단된 다리 부위 뼈와 근육이 심각하게 손상됐고, 상처 부위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진은 A씨의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A씨 측은 장기간 치료를 받으면서 ‘의족’과 같은 보행보조기구를 이용해 재활치료를 이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젊은 청년이 다리를 잃는 사고에 접합 수술에 실패한 사실까지 전해지자 A씨에 대한 동정론이 일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약 2년 동안 군 복무를 성실히 마쳤고,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 시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응원의 목소리도 나온다. 네티즌들이 ‘지인의 말을 듣고 보니 더욱 마음이 찢기네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길 바랍니다’ 등의 댓글을 각종 게시글에 달았다.

이월드는 공개사과문을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뒤늦게 게재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4일 만이다.

이월드 유병천 대표는 허리케인 기종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와 관련해 안타까운 사고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이라며 ‘무엇보다 다친 직원과 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월드 직원들이 24시간 교대로 A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대기하며 치료과정을 함께 하고 있고, 향후 치료와 관련해 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바에 따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할 방침이라고 약속했다.

△누구도 위험성 인식 못한 놀이기구 근무자 ‘안전사고’…이월드 첫 사례.

이월드에서 발생한 실족 사고는 지역 노동 당국에서도 처음으로 접하는 사례다.

대구지방노동청 서부지청은 19일 이월드 현장점검으로 안전문제 등을 확인하는 한편, 지역 내 놀이기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부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수성유원지가 있는 수성구 지역 등을 담당하는 대구노동청도 놀이시설 근로자가 다친 사례에 대한 자료는 없다고 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통해 사고과정에서 사측의 과실과 법 위반을 확인할 것”이라며, 다만 “놀이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 아르바이트생의 업무 환경에 대해서는 별도의 점검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고 했다.

놀이기구 근로자 사고가 지역에서 처음으로 발생하자 잠재된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관광진흥법에 매주 교육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월드가 해당 법규를 지켰더라도 감시와 감독 없이 전문성과 지식이 떨어지는 아르바이트생에게 놀이기구 운행을 맡긴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안전요원이 사고를 당하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안전 또한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 수사가 종결되면 시와 의논해서 안전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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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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