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Salzburg)는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등 위대한 음악가들을 배출한 도시이며 1년 내내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명실상부한 음악의 도시이다. 특히 7월과 8월에 도시 전체에서 이루어지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최고의 음악가들과 클래식 공연 관계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고의 음악 축제이다.

올해 여름에도 어김없이 시작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지난 7월 20일에 시작하여 8월 31일까지 40여 일간 열리고 있다. 필자는 어제까지 이 축제에 초대받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공연관계자들을 만나고 오늘 밤에는 귀국할 예정이다. 1920년에 시작된 이 축제는 내년이면 축제를 시작한 지 100년을 맞이하게 된다. 특히 내년 축제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비롯한 한국의 예술가들도 함께 참가할 것이라니 더욱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축제의 황금기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와 브루노 발터가 음악제의 감독을 맡은 1934년부터 1937년까지라 할 수 있다. 1937년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실제 주인공 트라프 가족 합창단이 민속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세계 최고의 음악축제로 자리 잡기까지는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빈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공헌이 컸다.

덕분에 오늘날 독일의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영국의 에든버러 페스티벌과 함께 유럽 3대 음악 축제로 손꼽히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클래식 음악 공연이 주를 이루며 소극장에서 연극도 함께 이루어지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이한 점은 음악 축제임에도 개막을 알리는 공연은 잘츠부르크 대성당 앞 광장에서 호프만슈탈의 연극 ‘예더만’으로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는 1920년 8월 22일, 이 축제가 처음 시작될 당시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으로 과연 100년의 역사를 향해가는 세계 정상의 축제라 할 것이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잘츠부르크 시내 전역에서 연주회가 열리는데 카라얀이 설립한 2,200석 규모의 대축제극장(Groβes Festspielhaus)과 1,300석 규모의 소축제극장(Kleines Festspielhaus)이 대표적이며,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합창 경연이 열렸던 1,500석 규모의 펠젠라이트슐레(Felsenreitschule) 극장은 암벽을 파서 만든 독특한 공연장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잘츠부르크 주립 극장(Landestheater), 잘츠부르크 대성당(Dom)과 성당 앞 광장(Domplatz), 잘츠부르크 대학 강당(Universit?tsaula), 성 페터 성당(Erzabtei St. Peter), 대주교의 궁전이던 레지덴츠(Residenz) 등 잘츠부르크 시내 이십여 개 장소에서 200여 회의 공연이 펼쳐진다.

매년 평균 25만 명이 찾는 이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은 오페라와 콘서트 그리고 연극이다. 이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장르는 오페라이다. 처음부터 이 축제는 종합무대예술 축제를 모토로 시작한 만큼 오페라가 두각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 올해도 8개의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오르는데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 프란츠 벨저뫼스트, 리카르도 무티, 다니엘 바렌보임’ 등 세계 최고의 지휘자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한다. 그 외에도 조르디 사발, 앤드류 맨지, 마우리치오 폴리니, 카티아 부니아티시빌리,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메조 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등 더 말하면 입이 아플 만큼 많은 클래식계의 거장들이 출연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이 축제 무대에 우리 지역의 작품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것이 필자의 작은 소망이며 나아가서는 이와 같은 아트마켓이 우리 지역에도 생겨나서 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공연예술콘텐츠가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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