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유월
  • 장승리
  • 승인 2019년 08월 20일 14시 5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1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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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바닥을 본다

죽음은 저것보다 높은가

저기에 배를 대본 적이 있는가

죽음보다 높이 난다

죽어가는 나비는

바닥이 배를 대고 있는 곳으로

훨훨 / 잠시

손 하나가

날개를 스친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 손을

나비가 본다

안녕, 나의 영원

중얼거린다
 

 

<감상> 나비는 평생 아름다움을 찾아다녔지만, 죽음을 맞이할 때는 바닥에 잠시 배를 댄다. 나비는 죽음을 거부하지 않기에 죽음보다 높이 날 줄 안다. 날개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 손에게, 곧 바람에게 몸을 맡긴다. 마지막 날갯짓으로 자신의 몸을 풍장(風葬)시키면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다. 살아서는 부귀공명, 죽어서는 산과 같은 봉분과 비석을 세우는 인간에 비해, 영원과 죽음에게 인사를 건네는 나비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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