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지점·원인 단정하긴 일러…조사단 "추가 조사·논의 필요"

수질검사 모습.
포항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검붉은 수돗물’에서 발견된 이물질의 주성분이 ‘망간’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21일 포항시는 제3차 민간전문조사단 회의를 열고 “피해 아파트 저수조에서 채취한 검은 침전물과 변색된 수돗물 정수 필터를 한국수자원공사 수질안전센터에 성분 조사를 의뢰한 결과, 저수조 침전물의 49.0%는 망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알루미늄 28.9%, 철 8.0%을 비롯해 아연 0.9%, 구리 0.2% 등이 포함됐다.

정수 필터에서는 망간 43.5%, 알루미늄 30.4%, 철 5.5%, 아연 2.2%, 구리 1.2% 등 이물질의 대부분은 망간과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있었다.

특히, 포항 수돗물로 인해 변색 된 필터에서 발견된 망간, 아연, 구리의 검출률은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 인천(망간 39.6%·아연 1.9%·구리 0.5%)보다 높게 나왔다.

망간, 알루미늄, 철, 구리, 아연 등은 필터 변색 등 수돗물에 심미적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알려진다.

민간전문조사단 측은 오랜 기간 동안 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망간·철이 이번 필터 변색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집중적으로 피해 신고가 몰린 점, 과다한 침전물 발생에 대한 점에 대해선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분석된 검은 침전물의 주성분인 망간의 발생 지점 또한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조사단 관계자는 “정수장에서 보내진 물이 아파트 저수조로 이동하는 배관에서 반응하거나, 저수조에 도착 후 급수하는 과정 등 여러 곳에서 이산화망간이라는 검은 물질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원인을 단정하긴 이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붉은 수돗물이 만든 공포에 떨고 있는 시민들은 포항시에 대해 조속한 원인 규명과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민 이모(53·여)씨는 “수돗물 사태가 지난달 말 시작된 후 1달 만에 성분분석이 끝났다”라며 “언제쯤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 불안감 없이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민간전문조사단장 서정인 영남대 교수는 “수질분석결과 기준을 충족했다. 수돗물은 마셔도 된다”며 “망간에 의한 검은 물은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수준을 뜻한다. 포항의 경우 검은 물이 아닌 필터 변색이 출현한 상황이라 일정량 이상의 물을 사용했을 때 미세한 입자를 걸러낼 수 있는 필터에서 이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필터 변색의 원인 물질은 망간으로 추정되나, 망간이 출현 가능한 원인 장소·지점이 다양해 추가적인 조사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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