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2020년 하반기 공장 건설…구미공단 수출·가동률 악화일로
지역경제 상황 우려 목소리 커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 소감 밝히는 신학철 대표이사.연합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진 LG화학의 구미형일자리 사업이 6개월가량 늦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구미코에서 열린 경상북도·구미시·(주)LG화학의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서 LG화학은 내년 하반기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애초 구미시가 밝힌 2020년 초 공장 건설에 들어가 2021년 하반기 완공 계획에서 6개월가량 늦춰진 셈으로 결국 구미형일자리는 빠르면 2022년 상반기나 돼서야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LG화학과의 투자 협약식 이후 세부적인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큰 틀에서의 투자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며“애초 상반기로 알려진 공장 착공은 하반기로 늦춰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형일자리가 탄생하는 2년 반을 기다리기에 구미경제 상황을 알려주는 각종 수치가 너무 어둡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구미공단의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넘게 줄었고 근로자 수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30% 정도(2019년 6월 기준)에 그치고 있다.

구미세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구미세관을 통과한 수출은 18억200만 달러로 지난해 7월 22억9700만 달러보다 22% 감소했다.

주요 수출품목은 전자제품 49%, 광학 제품 12%, 기계류 11%, 플라스틱 6%, 섬유류 5%, 화학제품 3% 순으로 기계류(59%), 화학제품(14%), 섬유류(7%), 동제품(43%) 등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증가했으나, 전자제품(△38%), 광학 제품(△19%), 플라스틱(△11%)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특히 전자제품이 차지하는 수출 비율이 50%를 밑돌면서 전자산업도시라는 구미 산업의 생태계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근로자 수 50인 미만 중소기업의 공장 평균 가동률도 30.2%로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구미국가산업단지 가동업체는 총 1989개이며 이 중 50인 미만 중소기업은 1776개로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인 기업이 171개, 300인 이상 기업이 42개다.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부품 수출 규제로 IT 주력 도시 구미 기업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미 제조기업들의 3분기 경기전망도 어둡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지역 9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9년 3/4분기 기업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BSI 전망치는 76으로 지난 2/4분기 84에서 8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91, 기계·금속·자동차부품 82, 섬유·화학 56, 기타 67등 전 업종에서 기준치를 밑돌았다.

세부 항목별로는 매출(내수) 74, 매출(수출) 83, 영업이익(내수) 72, 영업이익(수출) 82로 모두 기준치 아래였으며, 규모별로는 대기업 67, 중소기업 78로 대기업, 중소기업 모두 악화전망이 우세했다.

구미산업단지 제조업 경기전망은 2018년 2/4분기(112) 이후 3/4분기 79, 4/4분기 68, 2019년 1/4분기 62, 2/4분기 84, 3/4분기 76으로 5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기업들의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0~200 사이로 표시되며, 100을 넘으면 이번 분기 경기가 전 분기에 비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김달호 구미상공회의소 경제조사부장은 “구미산업단지의 실물경제와 체감경기 모두 어두운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투자가 일어나고는 있지만, 투자 규모와 고용 창출 면에서 체감하기 힘든 상황”이라며“경북도와 구미시는 엘지화학이 투자하는 ‘구미형 일자리’를 하루빨리 성사시켜야 하며 도레이BSF 등 배터리 관련 투자가 가속화될 수 있도록 기업의 요구조건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중소·중견기업까지 일감이 늘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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