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성령이 가득한 국민의 성지 성모당
[기고] 성령이 가득한 국민의 성지 성모당
  • 김종한 수필가, 전 상주문화회관장
  • 승인 2019년 08월 22일 16시 02분
  • 지면게재일 2019년 08월 23일 금요일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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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한 수필가, 전 상주문화회관장

교황님과 테레사 수녀 성인도 방문한 성모당은 천주교는 물론 국민의 성지로 건립 백 주년을 넘은 대구시 문화재다. 우람한 나무 숲 병풍으로 두른 아늑한 산속의 언덕 성모당에는 순례신자와 교우도 오지만 노약자와 장애인도 심신수련의 기도에 열심이다.

보고, 듣고, 말하고 사지가 멀쩡하며 살기가 나은 사람도 고민거리를 돈으로, 줄로, 힘으로도 하다가도 안 되면 답답하여 기도에 매달리러 오듯이 구구절절한 사연에 모습도 천태만상이다. 나는 천주교 신자로 퇴직하고 대구로 이사를 와서 작정하고 매일 오후 성모당에 들러 심신정화를 위하여 기도한다. 대봉동 건들바위 역앞 아파트에서 남산동 성모당까지 2㎞ 보행신호 받고 걸어 30분이다. 3호선 지상철 타고 한 정거장 명덕역에서 내려 걸으면 절반이 단축되는 15분이다. 오고 가는데 30분 넘게 걸으니 보약 같은 운동 딱이다.

백 년 넘은 도심의 유일한 성직자 묘역 78분 성직자 성령의 기운이 가득한 명당이다. 입구 양 기둥에 라틴어 동판 글씨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보는 순간 나도 놀래 심장이 쿵 하며 영혼을 울린다. 성모당 재단에도 성인 한 분 계셔서 모두 79분이다

성모당은 성직자 묘역도 있기에 성모당 전체가 성령의 기운이 가득하다. 거룩하고 경건한 성전이다. 대구 중심부 남산기슭에 자리 잡은 성모당 옛날 효성여고 자리로 오르면 저 푸른 초원이다. 울창한 숲으로 시내보다 온도가 낮고 조용하니 정신도 맑아진다. 숲 터널에 친환경 나무 바닥을 오르는 ‘평화의 길’은 천국의 계단을 걷는 선남선녀들로 성스럽다.

속세 찌든 더러운 오염 덩어리, 교만과 아집과 영양가 없는 잡다한 생각 올 때는 세탁되어 마음을 비우니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다.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 이루어진다는 성모당. 시가지 한복판에 있어도 부지런하면 가깝고 게으르면 먼 거리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천둥 치고 태풍에 세찬 비바람에도 간다. 기도에는 공휴일은 물론 휴가도 없다. 육체도 밥 먹듯이, 마음의 밥도 먹어야 짐승이 아닌 사람이다. 매일 성모당에 만나는 귀 어두운 형제님, 눈먼 형제님 보면 두 손 잡고 ‘건강하고 오래 사세’하면 ‘할렐루야’기도 말 합창 자동이다.

결혼도 못 하고, 못 보고, 못 듣는 형제님. 사는 재미가 없겠지 쉽게 단정한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가 자유롭고, 안보고, 안 들으니 마음이 깨끗하고 편해 배부르단다. 명상과 기도하는 시간 많아 행복하단다. 정말 그렇다고 눈빛에 나타나고 얼굴에도 쓰여 있다.

오늘도 아내와 나는 성모당에 간다. 가지런한 자태에 반짝이는 눈빛으로 기도하는 신자들 속삭임이 천사들의 합창 소리로 들린다. 남녀노소는 물론 더러 외국인도 기도 하러 온다. 평화와 건강, 사랑과 행복을 위해서 손발 모아 합장하고 고개 숙인다.

고달픈 인생살이 생사의 고비를 한두 번은 넘긴다. 그때마다 반사적으로 하느님을 찾으며 운명을 맡긴다. 신앙을 붙들고 심신을 의지하고 안식을 바라는 나약한 인간 항상 불안하다. 공포와 두려움의 위안은 믿음이다. 믿는 데가 있어야 심신이 안정된다. 신자든 아니든 다급하면 조물주 하느님에 매달리며 두 손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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